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칠레 중부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서 12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 12명이 숨지고 1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발파라이소는 미로 같은 골목길과 경사면에 세워진 옛건축물 및 목조 가옥, 도시를 가득 채운 벽화 등으로 2003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아름다운 도시다. 도시 주변 숲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며 인명피해를 부른 것은 물론 문화유산인 자갈길과 목재로 만든 집 500채도 불태웠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현지에 도착해 "발파라이소 역사상 최악의 화재이자 비극"이라며 이곳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군인들이 투입돼 주민(전체 시민 27만명) 대피를 돕고 있지만 시 주변을 40개 이상의 작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지원부대 투입과 대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재로 시 일대는 계속 정전상태여서 피난하지 않은 시민들도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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