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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30년 만에 총리 첫 방문, 파키스탄 잠재시장 열어

입력
2014.04.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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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파키스탄을 위험한 나라 정도로 알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인식은 자주 보도되고 있는 테러 뉴스와 이웃 대국인 인도에 고정되어 있는 우리의 시각 때문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일찍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이다.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중심지이고 한국 불교의 발상지이다.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 스님이 공부하고 돌아간 곳이 바로 파키스탄 수도 인근 탁실라이다.

수교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지도자급 인사가 다녀간 적이 없을 정도로 양국관계가 미지근했다. 그런 파키스탄에 수교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말에는 강창희 국회의장이 이끄는 여야 의원 대표단이 다녀갔고, 지난 13일에는 정홍원 총리가 방문해 16일까지 이곳에 머문다

우리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은 지난해 출범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정부가 국가 재건을 목표로 경제 회생을 위해 벌이고 있는 다각적인 노력에 화답하여 국제사회가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시점에 이루어져서 시의 적절한 방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파키스탄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하는 테러문제는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파키스탄 탈레반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경제 문제도 신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IMF의 66억 달러 규모 금융지원 이후 세계은행은 향후 5년 내 100억달러 이상을, ADB는 매년 10억달러 이상 금융 지원을 할 계획이며, 중국은 향후 5년 내 파키스탄에 300억달러 이상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인구가 1억 9,000만 명으로 세계 6위이고 영토가 한반도의 3. 5 배가 되는 거대 소비시장인 파키스탄은 중앙아, 중동, 중국 서부와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 또 다량의 천연 광물자원과 함께 18~40세의 노동인력이 1억 명에 달하는 풍부한 노동력까지 확보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개발 재원 마련을 위해 외국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두바이, 런던, 뉴욕 등에서 해외 채권을 판매하려는 적극적인 국가 세일즈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중국, 터키, 사우디, 카타르 등 인접 국가들을 비롯해 일본도 관심과 지원을 늘려갈 태세다.

샤리프 총리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이슬라마바드~라호르 간 고속도로 건설이 대우건설에 의해 이루어졌고, 한국산 가전, IT 제품의 인기가 대단하여 샤리프 총리를 비롯한 파키스탄 국민들의 한국과 한국기업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

우리 총리의 방문은 한국과 파키스탄의 정치, 외교 관계 발전은 물론 경제관계가 한층 심화,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파키스탄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30여 개의 한국기업들이 함께 참여하여 현지 유력 기업들과 투자포럼을 가지는 등 직접 접촉을 하였다.

총리 간 회담에서는 양국 간 정부와 민간분야에서 교역 및 투자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각종 양해각서(MOU) 체결과 농업국가인 파키스탄의 특성을 고려한 우리의 새마을운동 본격 보급을 위한 구체적 사업도 논의하였다.

우리 총리의 방문으로 향후 수력 및 석탄 발전 사업, 방산, 철도, 섬유, 농업 분야의 투자와 협력이 본격화되면 교역규모가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것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파키스탄의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이 결합하면 파키스탄의 발전은 물론 우리에게도 큰 기회의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동반자로서 협력 관계를 보다 강화하여 국적기가 취항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우리 상품들이 파키스탄 시장을 누비는 시대를 꿈꾸어 본다.

송종환 주파키스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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