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ㆍ배ㆍ복숭아 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꽃매미가 올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과수 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14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포근한 겨울 기온 탓에 꽃매미의 자연 부화율이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5~10월 발생하는 꽃매미는 부화하자마자 잎과 줄기의 즙을 빨아 먹고 배설물을 열매에 떨어뜨려 그을음병을 유발하고 과수의 생장을 지연시킨다. 겨울철 기온이 낮으면 알 덩어리 상태에서 대부분이 얼어 죽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화율이 급증한다.
이런 꽃매미의 피해가 올해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기온이 어느 해보다 포근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청주, 충주, 보은 지역의 평균 기온은 섭씨 2.8~5.2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5.1도 보다 높았다.
다음 달 도농업기술원은 주요 꽃매미 발생지역인 청주, 청원, 진천의 포도 재배단지에서 꽃매미 알 덩어리를 채취해 영상 25도의 기온을 유지하며 20일 가량 키워본 결과 부화율이 77.8%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방식으로 실험했던 지난해 2월(55.3%)보다 22.5%포인트나 부화율이 상승한 것이다. 올해는 부화 시기도 예년보다 10여일 빠른 5월 초순쯤으로 당겨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봉태 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꽃매미가 성충이 되면 활동 범위가 넓어져 방제하기 어려운 만큼 이달 말까지 알 덩어리를 제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꽃매미가 좋아하는 주변의 나무에도 약제를 살포해야 하고 일단 발생하면 차광망과 유인트랩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농가에 당부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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