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 중부 하마주에 12일(현지시간) 독가스가 들어 있는 폭탄이 떨어져 최대 6명이 사망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반군 측 활동가들은 하마주의 한 마을 위를 지나던 헬기가 독가스 등 화학물질이 담긴 이른바 ‘통폭탄’을 떨어뜨리고, 이 공격을 받은 주민들이 외상은 없지만 호흡기를 물고 거칠게 숨을 몰아 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반군은 “정부군이 독가스를 공격해 최소 6명이 숨졌고, 1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영 시리아TV는 이날 “알카에다 연계 반군인 알누스라전선이 카프르지타 마을에서 염소가스로 공격해 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알누스라전선이 북부 이들리브주에서도 염소가스나 사린가스를 이용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정부군 전투기가 카프르지타에 이른바 ‘통폭탄’을 투하하자 짙은 연기와 악취가 발생해 사람들이 질식하고 중독됐다”고 말했다.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도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거주지역인 하라스타를 독가스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SNC는 또 “정부군이 지난 1월 13일과 3월 29일, 이달 3일에 이어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을 네 차례 독가스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SNC는“알아사드가 화학무기 폐기를 지체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양의 독가스를 국민에게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지난해 3월 칸 알아살에서 26명이 사망한 게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다마스쿠스 외곽 구타 지역에서는 정부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린가스 공격으로 인해 최대 1,400명(추정치)이 숨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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