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펄펄 날고 있다. 짝사랑의 가슴 떨리는 고백을 담은 이들의 신곡 '200%'는 7일 첫 공개 후 일주일째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다. 하이포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준 뒤 오히려 인기가 오르며 차트 정상을 놓지 않고 있다. 새 앨범에 함께 담긴 '기브 러브'와 '얼음들'도 꾸준히 톱10 안에 머물고 있다.
이찬혁(18)과 이수현(15)이 결성한 악동뮤지션의 성공은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4월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2'에서 우승할 때 이미 그들은 음원 차트의 최고 강자였다. 방송 도중 공개한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 '매력 있어' 등은 매번 화제를 일으키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단골 히트 상품이 됐다. 이동통신업체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악동뮤지션이 1년의 공백 끝에 대형 가요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발표한 앨범 '플레이'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인터넷서점에서 음반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악동뮤지션의 최고 강점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있다. 재치 넘치는 노랫말과 소박하고 상큼한 연주 및 창법은 이미 'K팝스타'를 통해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는 뻔한 소재인 사랑 고백을 10대 감성에 맞는 경쾌한 화법으로 풀어낸다.
'너를 본 내 마음 속에 사랑이 / 내 본능이 고백 빨리 하라 해 / 네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경쟁자 / Yes I'm a soldier for you / sweet 멘트 장전 / 발사하기 전에 제군들 입 풀었나 (yes 완전) / 간장콩장콩장장 equals 간 콩장장 (Yeah I'm ready)'
가사의 시ㆍ음악 요소를 잘 활용하는 건 이들의 큰 장점이다. '가르마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왜 이리 좋아'라고 부르는 '가르마'에선 '가르마'와 '가지마'의 운율을 맞춘다. '얼음들'의 도입부 '붉은 해가 세수하던 파란 바다 검게 물들고 / 구름 비바람 오가던 하얀 하늘 회색 빛들고 / 맘속에 찾아온 어둠을 그대로 두고 / 밤을 덮은 차가운 그림자마냥 굳어간다'는 한 편의 시 같다.
11곡의 가사와 선율은 이찬혁이 모두 혼자 썼다. 앨범 프로듀서도 이찬혁이다. 그는 "'K팝스타' 끝나고 1년간 놀면서 하고 싶을 때 노래하고 쓰고 싶을 때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앨범엔 최근에 작곡한 것도 있고 TV 출연 전 만들어 놓은 곡도 있다. 마지막 곡 '갤럭시'는 2년 전 그가 가족과 몽골에서 살 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만든 첫 자작곡이다. 선교사인 아버지 이성근씨는 한 인터뷰에서 "찬혁이가 교회 형에게 기타를 두 달 정도 배우다 간단하게 아는 코드만 갖고 뚱땅거리며 만든 노래가 '갤럭시'"라고 했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은 주로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포크 팝에 힙합적인 요소를 더해 만들어진다. '소재' '인공잔디' '작은 별' 등에선 댄스와 록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했다. '얼음들'은 인디 팝 성향의 어두운 곡이다. 이찬혁은 "YG에서 많이 지원해주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에 내 음악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얼음들'처럼 우리 색깔과 다른 스타일의 곡도 많이 만들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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