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경찰서는 공무원 채용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전직 공무원 박모(50)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박씨는 1988년부터 서울시내 구청과 동사무소 등에서 일한 7급 공무원 출신으로 주식 투자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데다 직장 내 불화까지 겹쳐 2006년 사직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0년 사촌의 소개로 알게 된 김모(60)씨에게 "서울시설관리공단 별정직(5급)으로 채용시켜 주겠다"며 44회에 걸쳐 3억6,000만원을 받는 등 2008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8명에게 9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종사촌에게도 "서울시청 별정직 전기기사로 들어가면 몇 년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내가 아는 사람에게 말을 해놓겠다"며 4,000만원을 뜯어냈다. 재개발 지역에 땅을 갖고 있는 지인에게는 토지개발 보상금을 많이 받게 해주겠다며 돈을 받아냈다.
조사 결과 박씨는 고위 공무원과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해당 부서의 직제표를 검색해 담당자 이름, 직급, 이력 등을 미리 외워 범행을 계획했다. 박씨는 이렇게 가로챈 돈을 모두 주식 투자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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