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 한 아웃렛 매장을 찾은 직장인 강 모(31)씨는 음료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전송 받은 모바일 쿠폰을 사용하려다 거절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이 매장은 특수매장이라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강 씨는 "예전에 리조트 내 매장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거절 당하니 속상했다"고 말했다.
손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늘고 있는 모바일 쿠폰이 일부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커피전문점과 제과점 등 유통매장 가운데 일부'특수 매장'에서는 모바일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 특수 매장이란 결제에 필요한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단말기를 다른 매장과 달리 별도로 사용하는 곳들이다. 보통 고속도로 휴게소, 병원, 학교, 대형몰 등에 입점한 매장들은 건물주가 요구하는 별도의 POS 단말기를 사용한다.
이유는 건물주들이 입점 업체 매출의 일부를 임대료로 받는데, 정확한 매출 파악을 위해 매장 측에서 사용하는 POS 대신 독자 POS 단말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 입점한 매장들의 POS 단말기는 모바일 쿠폰을 인식할 수 없다.
즉, 같은 스타벅스나 파리바게뜨 매장이더라도 특수매장에서는 모바일 쿠폰을 내밀어도 POS 단말기가 인식하지 못해 결제가 되지 않는다. 카페베네의 경우 이런 매장들이 전체 매장의 4%, 투썸플레이스는 5%, 엔제리너스는 약 3%, 스타벅스는 2% 수준이다.
해당 업체들이 종류가 다른 POS 단말기에서도 모바일 쿠폰을 인식하도록 변경하면 되지만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이를 꺼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OS 기기가 달라도 모바일 쿠폰을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특정 매장에서는 모바일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모바일 쿠폰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강 모 씨는 "모바일 쿠폰 발행으로 그칠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거나, 최소한 사용하지 못하는 매장이라도 명확하게 안내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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