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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걸고…" 다른 사람들 용기 북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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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걸고…" 다른 사람들 용기 북돋는다

입력
2014.04.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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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녀들은 마음 속 이상형이 있어요. 외모, 스펙, 키, 경제적 능력에 똑똑함까지 갖춰야 해요. 이런 남자가 이 세상에 존재할까요? 백마 탄 왕자님은 말 타다 떨어져 죽은 지 오래됐어요. 전 세계 이런 남자가 있어도 그 남자가 한국말 할 가능성 0%, 한국에 올 가능성 0%, 나와 사랑에 빠질 가능성 0%, 이게 현실이에요."

"철벽남의 이상형 조건은 하나, 예뻐야죠. 솔직히 그 다음은 중요하지 않아요. 착하면 좋아요. 하지만 꼭 착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예쁜 게 착한 거니까. 인생은 오랜 항해 같은 거에요. 여러분이 예쁜 거에 꽂힐 때 굉장히 난항을 겪게 되죠."

철벽남과 철벽녀는 연애에 익숙치 않아 다가오는 이성을 거부하는 남녀를 말한다. 늘 머리 속에서 생각하는 이상형만 그리다가 결국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모태 솔로'로 남기 십상이다.

이런 현실을 강연과 상담 등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꼬집는 주인공은 좋은연애연구소의 김지윤씨다. 그는 요즘 방송출연, 강연 등에서 가장 '잘 나가는'연애특강강사로 꼽히는 대표적 1인 창조기업이다.

달콤 쌉싸름한 연애상담'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요즘 팍팍한 세상살이에 김 씨 같은 1인 창조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1인 창조기업이란 무엇일까. 2011년 중소기업청에서 제정한 '1인 창조기업 육성법'을 보면 1인 창조기업은 지식서비스 및 제조업 분야에서 창의적 아이디어, 전문 지식과 지식 재산권을 사업화하는 개인이나 5인 미만 사업체를 말한다. 한마디로 지식과 아이디어를 강연이나 창작 활동 등을 통해 상품화하는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란 뜻이다.

1인 창조기업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이들의 성공이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 취업, 연애, 직장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여러움에 부딪쳤을 때 이들을 통해 위로를 받으며 정신적 치유가 되는 소위 '힐링'을 할 수 있다.

김 씨의 경우 20대를 통째로 싱글로 보낸 경험을 기반으로 풀어낸 강연과 방송 중 사연 상담 등을 통해 독신들의 연애를 돕고, 연애 중인 청춘 남녀들의 사랑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강연 횟수만 300회가 넘었고, 케이블TV tvN에서 진행하는 연애상담 프로그램 '김지윤의 달콤한 19'는 청춘남녀들의 연애바이블로 통한다. 최근에는 3년간 연애상담을 모아서 란 책도 출간했다.

1인 창조기업의 시초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

브랜드 마케팅의 대가로 통하는 이장우 박사는 1인 창조기업의 시초로 꼽힌다. 데이터 저장장치를 만드는 외국계 기업 이메이션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그는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2009년 '아이디어 닥터 이장우 박사'라는 1인 창조기업으로 독립했다. 사명은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 관련 모든 아이디어를 총괄한다는 의미로 직접 지었다. 독립 후 그는 KT&G, 보령제약 등 유수의 기업들과 신제품 발표부터 상표 작명, 브랜드 전략 수립 등을 진행했다.

이 박사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서도 인기가 높다. 매일 재미있는 디자인 사진을 2,3건씩 올리기 때문. 그의 SNS 구독자가 트위터 11만명, 페이스북 4만명에 이른다. 최근 이란 책을 펴낸 그는 "SNS 덕분에 1인 창조기업이 노출될 수 있다"며 "소셜을 알고(知), 사용하고(用), 활용해야 한다(活)"고 강조했다.

'시팔이' 하상욱

자칭 '시팔이'로 통하는 하상욱씨는 SNS로 인기를 끈 소셜 시인이다. 그의 대표시집 는 짧으면 한 줄, 길면 서너 줄의 문장으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 어딜 간 거니'('리모컨') '어디 갔어'('월급') 등 딱 한 줄 짜리 시를 읽어보면 누구나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인터넷 게시판 등을 보면 '그의 시를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이 터졌다'는 등 네티즌들의 즐거운 반응을 자주 볼 수 있다.

하 시인은 출판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를 무료로 발행한 뒤 유명해져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독립했다. 현재 그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독자는 각각 15만명, 18만명에 이른다. 그는 요즘 톡톡 튀는 감성을 살려 SK, 코카콜라 등 유명 브랜드와 마케팅을 진행했고,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꿈전도사 '드림파노라마' 김수영

SNS에서 '꿈 전도사'로 통하는 김수영씨는 '드림파노라마'라는 1인 창조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외국계투자업체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퇴사해 2011년 창업을 한 뒤, 전세계를 여행하며 꿈을 이룬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그는 인터뷰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나 블로그(blog.naver.com/cyberelf00)에 올리고, 이를 토대로 강연 및 저술 활동을 해서 돈을 번다. 지금까지 25개국을 방문했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다시 두 번째 여행길에 올랐다.

이처럼 1인 창조기업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위즈돔에서 '1인 창조기업으로 가는 길'에 대한 강의도 개설됐다. 정부도 1인 창조기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올해 400개 1인 창조기업에 총 4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성지은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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