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인권 변호사 쉬즈융(許志永ㆍ41) 박사에 대한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그가 법정에서 외친 '인류 역사 진보의 흐름'과 자유의 신공민 운동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베이징(北京)시 고급인민법원은 11일 군중을 모아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구속 수감된 쉬 변호사에 대한 2심에서 "1심 판결의 사실 관계가 분명하고 증거도 충분하다"며 변호인단의 상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쉬 변호사는 지난 1월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 국제인권단체 등에서 중국 당국을 잇따라 비판했고, 중국내에서도 베이징대, 칭화(淸華)대, 런민(人民)대 등 주요 대학 법학 교수들이 공동 성명으로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지적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따라 이날 쉬 변호사의 판결 결과는 큰 관심을 모았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쉬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엉터리 판결이 인류 역사 진보의 흐름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전제 정치의 어두운 안개는 반드시 걷히고, 자유와 공의ㆍ사랑의 햇빛이 중국을 비추게 될 것"이라고 외쳤다.
장칭팡(張慶方) 대표 변호사는 "쉬 변호사의 신공민운동은 정권을 전복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이처럼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회 진보 운동마저 허용되지 않는다면 중국의 법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쉬 변호사가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가진 것은 단지 교육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합리적인 표현이었으며 공직자 재산 공개를 요구한 것도 정당한 의견 표현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쉬 변호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난 10일 신공민운동 인터넷 사이트(www.xgmyd.comㆍ사진)를 전격 개설한 데 이어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서명 운동 등도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이 사이트의 중국 내 접속을 막았다.
2002년 베이징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딴 쉬 변호사는 이후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 인민대표로도 뽑혔으나 신공민 운동을 주도하다 지난해 7월 체포됐다. 그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미 5년 넘게 수감중인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 인권 운동가로 꼽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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