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경북 칠곡의 계모 임모(36)씨에게 11일 구형량의 절반인 징역 10년이 선고되자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시민단체 '하늘로 소풍간 아이들을 위한 모임' 공혜정 대표는 "도망갈 수도, 방어할 수도 없는 어린아이를 내장이 파열될 때까지 때려 숨지게 했는데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며 "(큰딸에 대한) 위증교사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만큼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창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대외협력팀장은 "미국에서는 아동 상해치사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구형해 경각심을 일깨운다"며 "우리는 의붓딸 살해 혐의로 기소된 울산 계모에게도 고작 징역 15년을 선고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징역 3년이 선고된 칠곡 사건 친부 김모(38)씨의 책임도 더 강하게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계모의 일상적인 학대가 남편의 방조 아래 이뤄졌는데 징역 3년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공범인 친부도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비판이 들끓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주부 허모(43)씨는 "여덟 살짜리 아이를 죽게 했는데 10년만 고생하면 된다니…. 이래서 법을 못 믿게 되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예비아빠' 김모(28)씨는 "예전에는 사람을 때려 죽이면 그 죄를 평생 뉘우칠 수 없다고 해 목숨으로 갚게 했는데 요즘 세상에서는 그 죄값이 줄어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박소영기자 so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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