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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12일] 성형의료계 '썩은살'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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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12일] 성형의료계 '썩은살'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입력
2014.04.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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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으로 떠돌던 성형의료업계의 치부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이례적인 자기고백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지나친 상업화와 잇단 의료사고 등에 따른 공멸의 위기감을 의식한 의사회의 고백은 소문보다도 더 심각했다. 유명 의사를 앞세워 진료와 상담을 하고 환자를 마취시킨 뒤에는 엉뚱한 의사가 수술을 하는 '그림자의사(섀도닥터)'는 물론, 이러한 바꿔치기를 환자가 모르도록 과잉 마취까지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의사회 기자회견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의 G성형외과에서 쌍커풀과 코 성형수술을 하던 10대 여학생이 뇌 손상으로 의식 불명에 빠진 사고가 계기가 됐다. G성형외과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상담만 받아도 자랑이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탄 병원이다. 부산에도 분점을 내는 등 상업적으로도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당시 사고로 피해자 측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과실치상 및 의료기록 조작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의사회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힌 G성형외과 등 일부 업계 비리는 의사로서 기본 윤리조차 내팽개친 수준이다. 유명 의사 한 명 아래 여러 명의 섀도닥터를 두고, 진찰은 자신이 하되 정작 수술은 섀도닥터에게 맡기는 '사기행위'가 버젓이 행해졌다. 환자 몰래 집도의를 바꾸려다 보니 국부마취면 충분한 수술에도 무리하게 전신 수면마취를 강행했다. 대량의 수면마취제를 조달하기 위해 의사면허를 빌려 의료기관을 추가 개설하는 편법도 썼다. G성형외과의 경우 "일반 병원에선 수술 중 환자의 산소포화도(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실어 나르는 정도)가 80%만 돼도 긴장하는데 그 병원에선 20%까지 내려가는 일이 잦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용성형 유행의 옳고 그름을 따지긴 어렵다. 우리 성형의료 기술이 국제적 인정을 받아 성형 관광객까지 몰리는 현상은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악취 나는 성형의료 업태를 근절하지 못하면 환자의 안전은 물론, 애써 이룬 '성형한류'까지 망치기 십상이다. 의사회 자정 노력과 별도로, 전반적인 비리 수사를 통해 '썩은 살'을 단호히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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