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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믿음과 기다림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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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믿음과 기다림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입력
2014.04.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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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에게 좋은 것이라면 뭐든 사들였다. 그것들이 아이에게 최고의 어린 시절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불안한 초보 엄마였던 그때의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에게 작고 귀여운 우리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시간이라고.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광고 속에 그것보다 가치 있는 물적 대상은 없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96쪽)

아이가 최고의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 미국식 육아가 좋은 양육의 절대적 잣대였던 저자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엄마가 된 후 미국에서 일본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그는 다른 문화적 관점에서 그간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미국식 육아를 되돌아보게 된다.

은 재미동포 2세로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유대인 남편과 결혼해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4남매를 낳아 기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2년간 18개국 엄마와 전문가를 취재한 자료를 모아 펴낸 책이다. 아이를 바르고 똑똑하게 키우고 싶은 욕망은 전 세계 어디나 같지만 아이가 소속된 사회의 문화와 규범을 익히도록 부모가 어떻게 개입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은 나라마다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좋은 양육의 길을 제시한다.

예컨대 미국인은 아이가 혼자 자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게 독립성을 키우는 데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가 일본에서 만난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자면서도 자율적인 아이로 훌륭히 자랐다. 아기에게 음식과 옷, 주거지를 제공하고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필요한 물품보다 30% 더 많은 물건을 사는 미국인 가정과 달리, 저자가 만난 일본의 부모 대부분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부족한 것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각적이고 과도한 물질적 만족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아이의 성격과 상상력, 지혜, 미래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서다. 또 프랑스인들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실망감을 경험하게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림 끝에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런 식으로 취재한 핀란드,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 세계 18개국 육아 선진국 엄마들의 풍부한 사례와 인지발달, 아동심리, 수면, 양육 등 각 분야 전문가의 깊이 있는 조언들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다른 문화권의 양육 관습에 절대적인 찬사를 보내며 무조건적인 '따라 하기'를 조장하는 대신 각 사회가 찾아낸 균형 있게 아이를 키우는 최적의 지점을 발견하고자 애쓴다. 지혜로운 엄마는 아이를 기다려 주고, 필요 이상으로 아이의 손을 잡아 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엄마의 믿음과 격려, 그리고 기다림이 아이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 그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최선의 양육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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