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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여자의 계절? NO!… 계절 공식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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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여자의 계절? NO!… 계절 공식이 깨진다

입력
2014.04.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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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봄을 타고 남자들은 가을을 탄다고들 한다. 그래서 가곡제목처럼 '봄 처녀'란 말은 있어도 '봄 총각'이란 말은 없다. 봄이 오는 건 여인네들의 옷차림에서 가장 먼저 알 수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봄=여성'이란 오랜 속설이 과연 지금도 사실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봄은 남자의 계절에 가깝다는 얘기다.

제일기획 산하 소비자분석전문조직인 '제일DnA센터'가 지난 3월 한달간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나타난 소비자 의견과 20~40대 패널들의 행동데이터(검색행동)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봄에 대해 감성적이며, 그 중에서도 40대 남성이 가장 감성적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제일기획은 트위터, 페이스북, 온라인커뮤니티, 온라인뉴스 사이트, 기업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나타난 약 1억 건의 '빅 데이터'를 분석했다. 봄과 관련된 ▦감성(노래, 시, 봄바람, 봄꽃) ▦생활(봄나물, 봄맞이 청소, 봄날씨) ▦패션(봄 재킷, 봄 코디) 검색어 중에서 남성과 여성들은 주로 어느 쪽을 많이 검색했는지 분류했다.

그 결과, 남성들은 패션관련 검색이 40.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감성(36.7%), 생활(22.8%) 순이었다. 여성은 패션(37.5%) 생활(34.4%) 감성(28.1%) 순이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봄과 관련해 남성들이 여성보다 패션 쪽을 더 많이 검색하고, 감성과 관련된 검색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여성들은 생활과 관련된 실용적 검색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40대 남성의 경우 감성적인 단어를 검색한 비중은 절반 이상(51.1%)이었다. 이 관계자는 "여자가 봄을 탄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오히려 남성들이 더 봄을 많이 타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이 봄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여성은 봄을 실용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새롭게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소비패턴을 봐도, 남성들이 봄에 훨씬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달 간 인터넷쇼핑몰 '옥션'이 봄 관련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주로 패션상품에, 여성은 식품에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차단제 매출만 봐도 남성의 구매는 전년대비 20%, 봄 바지는 370%늘었지만 여성은 5%, 200%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경제력을 갖추게 된 30~40대 남성들이 자신을 가꾸려는 이들이 늘면서 트렌치코트, 재킷 등 남성 간절기 의류매출은 전년 보다 10%이상 늘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성들이 예전보다 사회정치적 문제보다는 개인적 욕구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패션, 놀이, 음악 등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패션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현 건국대학교 신경정신과 교수는 "남성들이 패션이나 노래 등을 검색한다는 것은 예전보다 이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검색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패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검색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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