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했다. 10일 잠실 두산-SK전은 양 팀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희비가 갈렸다. 두산은 빠른 교체로 성공한 반면 SK는 에이스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 악수로 작용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2-0으로 앞선 6회초 2사 1루에서 승부를 걸었다. 선발 노경은이 4번 루크 스캇을 맞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 2개를 연거푸 던졌다. 투구 수는 81개로 많지 않았지만 제구가 흔들리자 곧바로 왼손 이현승을 올렸다.
이현승은 전날 무사 1ㆍ3루 위기에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또 스캇을 상대로는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송 감독은 이현승의 구위를 이날 역시 믿었다. 이현승은 스캇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5번 박정권을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SK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수비에서 위기를 맞았다. 선발 김광현이 2사 2루에서 연거푸 볼넷 2개를 내줘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김광현의 투구 수도 100개를 훌쩍 넘겼다. 타석엔 2타수 2안타를 친 1번 민병헌. 투수 교체를 고려할만한 상황이었지만 이만수 SK 감독은 그대로 밀고 갔다. 그러나 김광현은 민병헌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뒤늦게 전유수로 바꿨지만 3루수 최정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1점을 추가 실점해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결국 경기 결과는 SK의 0-5 패배로 돌아왔다.
송 감독은 경기 후 투수 교체 상황에 대해 “승부처라고 생각했다”면서 “5회 끝나고 노경은을 내릴 생각이었는데 투구 수가 적어 좀 더 끌고 갔다. 그러나 6회 들어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보여 중간에 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잠실=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잠실=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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