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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화려한 파리 사교계 위선·폭력으로 물든 이면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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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화려한 파리 사교계 위선·폭력으로 물든 이면 고발"

입력
2014.04.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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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이 원작인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시대의 비극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파리 사교계의 코르티잔(고급 매춘부) 비올레타가 순수한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을 받다가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애달픈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바탕에는 19세기 유럽 사회의 혼돈과 계급사회의 모순이 자리하고 있다. 라 트라비아타는 우리말로 '길 잃은 여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바로 이 '사회의 폭력성'에 방점을 찍었다.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 연출가 아흐노 베르나르는 "관객은 화려한 의상과 무대만 기억하고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라 트라비아타'는 도덕과 위선으로 병든 사회의 폭력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요즘 제작되는 오페라는 현실에 만연해 있는 고통과 역경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경우가 드물다"며 "베르디가 말하고 싶었던 19세기 당대의 비극을 담은 메시지를 충실히 전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어디에선가는 공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고 반복적으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 '축배의 노래' '아, 그이였던가' 등 친숙한 아리아도 많다.

하지만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만큼 캐스팅에도 꽤나 힘을 실었다. 세계 무대에서 주목 받는 차세대 스타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시종일관 극을 이끄는 역할로 고도의 연기력과 음악성이 요구되는 비올레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약 중인 러시아 소프라노 리우바 페트로바(40)와 캐나다의 조이스 엘 코리(32)가 나눠 맡았다. 비올레타의 연인 알프레도로는 지난해 스페인 발렌시아 오페라하우스에서 주빈 메타가 지휘한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를 연기했던 이탈리아 테너 이반 마그리(36)와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 주역가수인 강요셉(36)이 번갈아 출연한다. 특히 강요셉은 지난 연말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라 보엠'에서, 갑자기 출연이 취소된 이탈리아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의 대타로 로돌포 역을 맡으며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상대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후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주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부지휘자로 말러청소년오케스트라 등을 이끌었던 독일 출신의 젊은 명장 파트릭 랑에(33)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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