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뮤지컬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가 올해 들어 새로운 주인공을 들였다. 극을 이끄는 송화와 동호 역에 장은아, 지오(엠블랙)가 합류했다. 누구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이는 장은아다. 송화는 2010년 초연 때부터 연기한 차지연, 이자람이 만든 그들만의 아우라가 있기에 여배우들이 쉽사리 덤비지 못했으나 장은아는 그 높은 장벽을 넘었다. 그래서 올 는 배우에게나,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에게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는 이청준이 쓴 동명의 소설이자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소리에 평생을 바친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 진지하게 인생과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특히 뮤지컬로 창작되면서 가 가진 더욱 커진 소리의 울림을 세 번째 송화 장은아에게 물었다.
이현아기자 ㆍ사진=오넬컴퍼니 제공
●에 합류한 소감은.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무대다. 많이 배우고 있다. 신인 뮤지컬 배우로 영광스러운 작품의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혹시나 작품에 누가 되지 않을까, 욕을 먹을 않을까 부담도 됐지만 잃을 게 없다는 판단에 도전했다.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처럼 한국적인 뮤지컬은 매우 드물다. 또 이자람, 차지연 두 배우의 아성 때문에 도전하려는 이들도 없는데 나는 겁 없이 도전했다. 이런 고민을 나만한 게 아니었다. 차지연이 앞서 출연할 때 역시 같은 걱정을 했다며 많은 용기와 조언을 줬다.
●송화 역의 여배우와 비교가 될 텐데.
=감히 비교할 만한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언니에게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차지연은 송화를 연기할 때의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다. 전문 소리꾼이 아닌 차지연이 안고 가야 할 부담이 같다. 경험자로 새 문화에 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노하우를 많이 알려준다. 이자람은 공연을 보고 기립했던 기억이 있다. 국악의 자세와 소리에 도움이 된다. 같은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다.
●장은아만의 송화는 어떻게 연기하나.
=실제 내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비극 코드를 잘 살리려 한다. 송화가 눈이 멀기 전후가 어떻게 변하는지 봐달라. 두 배우에 비해 웃음이 많다. 슬픈 노래를 부를 때조차 한번씩 웃는 모습은 내 성격인 반영된 연기다. 송화를 통해 무대에서 드러나는 장은아의 길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를 관통하는 정서인 한(恨)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실제로 굴곡진 인생을 산 적이 없어 한국인의 한을 어찌 표현할 지 몰랐다. 국악선생님조차 한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 굳이 어려운 정서를 찾기보다 연습하며 받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다. 캐릭터 분석을 시작하고, 창과 북을 공부하니 송화의 삶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연습하면서 한 아닌 한이 생겼다(웃음).
●를 하며 가장 힘든 점은.
=, , 때와 달리 중간중간 무너짐을 느꼈다. 석 달 반 가량 판소리를 배우는데 ‘심청가’ 두 줄을 배우는데 두 시간씩 걸렸다. 힘이 부쳐 드러눕기까지 했다. 다행히 첫 공연 때 후 칭찬들이 많아 큰 보람을 느꼈다.
●가장 아끼는 노래는.
=‘심청가’가 너무 재미있다. 배울 때부터 가장 좋았고 무대에서 부를 때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이 노래를 부를 때 행복감이 크다. 송화와 동호가 행복하게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울지 않고 연기한다.
●가수 활동도 병행 중이다.
=더블유 앤 자스의 정규 앨범에 들어갈 8곡을 녹음하고 행사도 뛰었다. 다행히 체력이 강해 큰 무리는 없었다. 예술은 상호작용이다. 밴드와 뮤지컬 연기는 에너지의 종류가 다를 뿐이지 교류하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는 국악을 배워 혹시 밴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다. 희한하게 혼란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동호를 맡은 세 배우와의 호흡은.
=마이클 리에게서 송화를 사랑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세 배우 중 가장 절절하다. 때도 연기해 편하다. 상대에게 에너지를 많이 주는 배우다. 지오는 의 일본 공연 때 인연을 맺었는데 실제 동생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더 챙겨주고 돌봐주고 싶다. 마이클 리에게 받고, 지오에게 더 주는 셈이다. 송용진은 감정이 솔직한 동호를 연기해 아기 같다. 셋 중 가장 많이 울어 어떤 때는 지오보다 더 동생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국스포츠 이현아기자 lalala@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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