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관광ㆍ휴양단지로 각광 받고 있는 경주 보문단지 보문호수가 애매한 단속 메뉴얼과 단속기관의 관리 소홀로 불법어로 행위가 만연해지면서 심한 악취와 함께 수질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보문호는 1963년 조성된 인공호수로 만수면적이 135ha로 수혜면적이 1,082ha규모의 농업 용수로 저수지로 이용되다 1975년 보문관광단지가 조성되면서 관광용수로 이원화 관리되고 있다.
이에따라 보문호수는 농업용수로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가, 관광용수는 관리기관인 경북관광공사가 각각 관리를 맡고 있으며 실질적인 호수 주변관리는 경북관광공사가 맡아왔다.
이곳은 호수의 수질보호와 주변 청결을 위해 보문관광단지 조성과 함께 낚시행위 등 어로행위가 금지됐지만 지도기관에 사법권이 부여되지 않아 불법어로에 대해 단속을 하더라도 계도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로 순찰이 뜸한 공휴일 등 취약시간대에 붕어를 비롯한 잡어 낚시꾼들이 호수 상류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북관광공사가 호수를 가로지르는 데크와 산책로를 새롭게 조성, 낚시꾼들이 호수 상류지역에 접근하기가 편리해진데다 선거철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해 낮에도 텐트와 파라솔을 설치하고 단체로 낚시를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호수 관리 주체인 경북관광공사에서는 불법어로행위에 대한 사법권이 없어 계도에만 치중하다 보니 낚시꾼들이 이를 비웃기나 한 듯이 자리만 옮기면서 낚시 행위를 해오고 있어 말라죽은 물고기 사체, 버리고간 떡밥 부스러기와 각종 쓰레기로 호숫가 곳곳이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 대구에서 벚꽃을 보기 위해 가족과 보문을 찾은 박모씨(46, 만촌동)는 관리기관의 순찰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에 나섰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호숫가 주변에 버젖이 텐트를 치고 단체로 낚시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퇴근 후 보문호수 들레길을 매일 산책한다는 시민 김모씨(51, 동천동)는 "날이 따뜻해 지면서 덕동댐과 연결되는 보문호수 상류에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불법어로 행위를 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지만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관계기관의 강력한 지도단속을 요구했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보문호수에 대한 전반적인 불법단속을 매일 실시하지만 실제로 이들에게 과태료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명분이 없어 계도에그친다" 면서 "경찰과 합동으로 불법어로행위에 대해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내수면어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규정은 최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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