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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갑을 논란] 반복되는 홈쇼핑 '갑질'과 비리, 어떻게 풀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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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갑을 논란] 반복되는 홈쇼핑 '갑질'과 비리, 어떻게 풀어야 하나

입력
2014.04.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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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도 따지고 보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생긴다. 시장에 들어가려는 기업(수요)은 많은 데 수용능력(공급)은 한계가 있다 보니, 공급자가 우위에 서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홈쇼핑 비리도 이런 구조적 원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경일 한국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갑을 늘리면 을 목소리가 좀 세지지 않겠느냐"며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들이 TV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비율이 낮아 이들을 위한 차별화된 홈쇼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소기업, 지역특산물 등을 위한 '상생형' 신규채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중소기업 전용홈쇼핑인 '홈앤쇼핑'이 있지만, 워낙 나머지 5개사가 대기업 위주로 짜여져 있어 중소기업들의 수요를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홈쇼핑 입점을 희망한 중소기업제품은 2,780여개에 달했지만 실제 홈쇼핑 5개사(홈앤쇼핑 제외)에 방송된 상품은 117개(4.2%)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지금 홈쇼핑 채널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업계와 학계에선 여전히 '을'들을 위한 방송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유형의 채널마련 필요성도 나왔다. 최재섭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상품을 입점시키려는 업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갑질'이나 비리문제를 근절하기 어렵다"며 "T-커머스(인터넷TV를 통해 리모콘으로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결제하는 방식)를 활용해 유통약자에게 공급하는 등 중소업체들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갑'의 위치를 이용해 수시로 계약을 변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망을 활용한 전자계약서 작성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재섭 교수는 "첫 방송을 하고 나서 판매가 잘 안 될 경우 수수료를 갑자기 높이는 경우가 있다"며 "외부밴망을 이용하면 계약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계약서를 가지고 '갑질'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인봉 중소기업유통센터 홈쇼핑사업단장은 "비리가 계속되는 업체의 경우 홈쇼핑 채널 재승인을 내주지 않는 강경한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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