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전이 열린 9일 부산 사직구장. 0-1로 뒤진 LG는 4회초 공격에서 1번 박용택의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선 이병규(40)가 방망이를 흔들 거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는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초구 139㎞ 짜리 커터를 작심하고 두들겼다. 쭉쭉 뻗어 나간 타구는 오른쪽 스탠드에 꽂혔다. 시즌 1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LG는 동점을 허용했다가 7-4로 재역전승을 거둬 이병규의 홈런이 결승타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병규는 팀의 맏형다운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병규의 만루홈런은 시즌 5호이자 통산 631호, 개인 통산은 6번째.
지난해 '최고령'이란 수식어가 붙은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던 이병규는 국내 선수 두 번째 최고령 만루홈런 기록을 추가했다.
지난해 '캡틴'으로 솔선수범해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던 이병규는 올해 후배 이진영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아울러 2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첫 시즌으로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그는 시즌 개막과 함께 순도 높은 활약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만루홈런으로 이병규는 시즌 10타점째로 박정권(11개ㆍSK)에 이어 이 부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1,972안타를 때린 이병규는 올 시즌 7경기에서 7안타를 보태 1,979째를 기록, 21개만 더 보태면 역대 최소경기 2,000안타의 금자탑을 세운다. LG는 4-4로 맞선 6회 이진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창원에서는 NC가 한화를 6-2로 꺾었다. 이종욱은 1-1로 맞선 5회 균형을 깨는 우전 적시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NC 선발 웨버는 한화 타선을 7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2승째. 한화 선발 앨버스는 5이닝 4실점해 시즌 첫 패를 당했다.
SK는 잠실에서 메이저리그 135개 홈런포 출신 루크 스캇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두산을 5-4로 제압했다. 스캇은 3,4호 홈런으로 조쉬 벨(LG), 이택근(넥센)과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이택근의 홈런 두 방과 강정호, 김민성까지 총 4개의 홈런포를 작렬시켜 KIA를 10-7로 제압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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