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 유출' 피해자 정보 또 유출

신용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소송을 준비하던 중 또 개인정보를 도난 당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관련 민사소송 참여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프로그래머 서모(31)씨 등 2명을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소송 참여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의 관리자 역을 하면서 참여자들의 이름과 주민번호, 연락처, 입금계좌 등 개인정보 3만건을 빼내 개인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서씨 등은 지난 1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집단소송 대리를 맡은 이모 변호사로부터 "카페를 활성화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들이 만든 자동 댓글 작성, 출석체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경쟁 카페보다 소송 참여자가 많은 것처럼 위장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7일 인천 부평구 소재 서씨 등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이 자료는 소송을 내기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로 소송 참가자들이 이 변호사에게 넘긴 것이다.

경찰은 곧 이 변호사를 소환 조사해 서씨에게 개인정보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당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흔적은 없다"면서 "이 변호사가 소송 참가인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제3자인 서씨에게 개인정보를 넘겼다면 그것 또한 위법"이라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