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전이 열린 9일 부산 사직구장. 0-1로 뒤진 LG는 4회초 공격에서 1번 박용택의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선 6번 지명타자 이병규(40)는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초구 139㎞ 짜리 커터를 작심하고 통타했고, 쭉쭉 뻗어 나간 타구는 오른쪽 스탠드에 꽂혔다. 시즌 1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LG는 동점을 허용했다가 7-4로 재역전승을 거둬 이병규의 홈런이 결승타는 되지 못했지만 팀의 맏형다운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병규의 만루홈런은 시즌 5호이자 통산 631호, 개인 통산은 6번째로 지난해 6월15일 잠실 넥센전에서 브랜든 타이트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근 8개월 만이다. 지난해 ‘최고령’이란 수식어가 붙은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던 이병규는 국내 선수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만루홈런 기록을 추가했다. 최동수 LG 코치가 SK에서 뛰던 2011년 8월4일 인천 SK전에서 만39세10개월24일의 나이로 때린 만루홈런이 최고령 기록이며 이날로 39세5개월15일이 된 이병규의 만루홈런은 두 번째 고령 기록이다.
지난해 ‘캡틴’으로 솔선수범해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던 이병규는 올해 후배 이진영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고 묵묵히 뒤에서 돕는 일을 자청했다. 아울러 2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첫 시즌으로 개인적인 각오도 새로 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순도 높은 활약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병규는 시즌 10타점째로 박정권(11개ㆍSK)에 이어 이 부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1,972안타를 때린 이병규는 올 시즌 7경기에서 7안타를 보태 1,979째를 기록, 21개만 더 보태면 역대 최소경기 2,000안타의 금자탑을 세운다.
LG는 4-4로 맞선 6회 이진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창원에서는 NC가 이종욱의 결승타를 앞세워 한화에 6-2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종욱은 1-1로 맞선 5회 균형을 깨는 우전 적시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NC 선발 웨버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한국무대 두 번째 등판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시즌 2승째. 한화 선발 앨버스는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SK는 잠실에서 메이저리그 135홈런 출신 루크 스캇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두산을 5-4로 제압했다. 스캇은 시즌 3, 4호 홈런으로 조쉬 벨(LG), 이택근(넥센)과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이택근의 홈런 두 방과 강정호, 김민성까지 총 4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KIA를 10-7로 제압했다. 목동=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목동=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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