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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지자… 달러 매도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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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지자… 달러 매도 쏟아져

입력
2014.04.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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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한 환율 급락수출업체·은행권 매물 가세… 외국인 주식매수도 낙폭 키워정부는 "지켜보자"예전 같은 구두 개입도 없이 막판 1040원 붕괴만 막아원화 강세 원인은美 금리인상 가능성 낮아져 달러 약세 기조 자리잡아글로벌 자금 신흥국 유입 지속… 큰 폭 경상수지 흑자도 한몫

9일 오전 외환시장 개장 직후 환율은 달러당 6원 넘게 급락하며 1,046.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금융사 외환딜링룸은 아수라장이 됐다. 밤 사이 국제금융 시장이 잠잠했던 상황에서 두드러지는 이슈 없이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한 것. 무엇보다 5년 넘게 유지돼 온 심리적 하한선 '1,050원' 선이 단숨에 무너진 것이 충격이었다. 딜러들은 앞 다퉈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5년 넘게 1,05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어, 1,050원을 마지노선으로 롱포지션(달러 매수)을 잡아놨었는데, 갑자기 환율이 떨어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롱스탑(달러 매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 종가는 1,041.4원.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과 은행권의 환매도 물량,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주목할만한 것은 당국의 신중한 태도.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 장중 1,050원선이 무너지자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 물량이 쏟아졌지만, 이날 당국은 '지켜보자'는 자세였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당장 개입 의사가 없다는 시그널을 던졌다. 다만 장 막판 1,040원 선 붕괴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오면서 추가 하락은 피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은 그 동안 환율이 떨어지면 구두 개입이라도 했었다"며 "당국이 사실상 1,050원선 붕괴를 용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날 환율 하락의 원인을 달러 약세 기조에서 찾는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고, 일본은행(BOJ)가 8일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당분간 달러 약세가 계속될 전망이 많다. 여기에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에 달러가 쌓이고 있는 것도 달러 약세,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과장은 "신흥국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신흥국 통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 연구원은 "1,050원에 대한 심리적 지지가 컸기 때문에 대기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면 1,000원선 까지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환율의 추세는 평가절상 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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