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9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원혜영 의원의 '콩나물펀드'에 가입한 뒤 그를 '민주화 동지'라며 응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콩나물 펀드를 아십니까?'라는 글을 올려 식품대기업 풀무원의 창업자인 원 의원의 이력을 소상하게 언급하며 응원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글에서 "그는 유기농 콩나물로 시작해서 국내 최대 자연식품 회사를 만들었고, 그는 4선 국회의원"이라며 "그런 그가 기부중독자가 되어서 부모님 장례조의금부터 자기 국민연금까지 기부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젊었을 때는 저하고 민주화운동 동지였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런 그가 도지사에 출마해 자기 당내 경선을 해야 하는데, 그는 지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털'"이라며 "그래서 콩나물펀드를 만들어놓고 개털인 나에게 당은 다르지만 '형님도 콩나물펀드에 들어달라'고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어차피 당이 다르니 그가 후보가 되느냐, 도지사가 되느냐는 저의 관심이 아니다"면서 "재산은 기부하고 콩나물펀드로 출마하겠다는 그에게 나는 한 구좌 3,000원을 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저는 그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여야가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정치현실 탓에 여당 중진인 이 의원이 야당 중진인 원 의원에게 애정을 표시한 이 글은 온종일 정치권에서 회자됐다. 원 의원은 과거 풀무원을 운영하면서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선후배ㆍ동료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었는데, 이 의원도 당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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