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 도쿄가 2020년 올림픽 개최 이후 일본 전체의 경쟁력을 빼앗는 애물단지 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일본 전역에서 도쿄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상당수 지자체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도쿄 역시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해 대도시 기능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도쿄를 주변 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여 팽창한 뒤 스스로 소멸하는 블랙홀에 비유했다.
올해 초 일본 경제재정자문회의가 주최한 선택미래위원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도쿄를 둘러싼 다양한 전망을 쏟아냈다.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전 총무장관은 "40년 이후 일본에서 500개 이상의 지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시구로 후지요(石黑不二代) 넷이어그룹 사장은 "여성 인구도 급속히 감소, 난자보존을 논의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 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총인구는 2008년 1억2,808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48년에는 9,000만명대로 떨어지고, 2100년에는 인구가 5,000만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에는 일본 국토의 61%가 사람이 살지 않는 무거주지역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쿄면적의 16배에 해당한다.
도시화에 따른 지역 인구의 대도시 이전은 어느 나라에도 있는 현상이지만,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중인 도쿄는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1,270만여명인 도쿄의 인구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2020년 1,335만명까지 증가하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도시의 바쁜 생활과 일, 좁은 주택 사정, 표피적인 인간관계 등이 겹쳐 결혼과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고령 독신자가 급증하는 것이 도쿄 인구 감소의 이유다. 1940년대 태어난 단카이세대처럼 베이비붐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는 한 도쿄는 물론 일본 전체의 고령화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대로라면 인구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2100년 일본 인구는 6,485만명에 그치며, 저출산이 지속될 경우 4,00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단카이 세대의 질병이나 치매 치료를 위한 간병 예산이 늘어나면서 2011년 107조엔인 사회보장급부비가 2025년 150조엔으로 늘어나 일본 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정부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2020년을 목표로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미증유의 인구감소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법찾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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