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재킷'을 입고 싶다면 1라운드에선 단독 선두로 나서지 말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10일(한국시간) 티오프를 하는 제78회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내려진 '명령'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9일(한국시간) 마스터스 개막을 하루 앞두고 그 동안 나왔던 진기록들을 정리해 보도했다. ESPN은 "마스터스에서 1라운드 단독 선두가 우승까지 차지한 예는 최근 30년간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SPN에 따르면 1984년 벤 크렌쇼(62ㆍ미국)가 1라운드 단독 1위로 나선 뒤 우승을 한 것이 최근 사례다. 이후로는 첫 날 선두로 나서 쾌재를 불렀다가 마지막 날까지 웃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2008년에 트레버 이멜만(35ㆍ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저스틴 로즈(34ㆍ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1위로 1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었다.
마스터스에서는 2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서도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최근 14년 사이에 2라운드 1위를 달리다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례도 두 명밖에 없었다. 역시 2008년 이멜만이 2라운드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우승을 차지했고, 2003년 마이크 위어(44ㆍ캐나다)는 4타 차로 앞섰다가 플레이오프 끝에 힘들게 우승했다.
마스터스는 이변이 가장 적은 대회다. 마스터스는 1986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가 17차례나 우승해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훨씬 많은 수를 기록했다. 그만큼 '신예들의 반란' 횟수가 많지 않았다. 코스 세팅 등에서 객관성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1934년 창설돼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스터스는 다양한 진기록도 쏟아냈다. 지금까지 2년 연속 우승은 딱 세 명만 달성했다. 1966년 잭 니클라우스(74ㆍ미국), 1990년 닉 팔도(57ㆍ잉글랜드), 2002년 타이거 우즈(39ㆍ미국)가 주인공이다. 올해는 아담 스콧(34ㆍ호주)이 12년 만에 대회 통산 네 번째 2연패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4번 이상 정상에 오른 선수는 니클라우스(6회)와 아놀드 파머(85ㆍ미국), 우즈(이상 4회) 등 세 명뿐이다. 2010년 대회 챔피언 필 미켈슨(44ㆍ미국)은 네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노린다. 미켈슨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마스터스에서 우승 3회를 비롯해 10위 내에 12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다.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살아있는 전설' 니클라우스다. 최다 우승뿐만 아니라 최고령 우승(46세2개월23일), 최다 톱5(15회), 최다 톱10(22회), 최다 예선통과(37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허리 수술로 이번 대회에 불참하는 우즈도 마스터스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우즈는 최연소 우승(21세3개월14일), 최다 타수 차 우승(12타 차)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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