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홍석은 돌주먹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소문난 인파이터인데 반해 안조영은 정확한 형세판단과 차분한 반면 운영으로 잔 승부에 강한 스타일이다.
이 바둑에서도 초반부터 두 선수의 바둑 스타일이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안조영이 좌변에서 1로 다가서서 6까지 진행한 다음 7로 백돌의 옆구리에 붙인 게 수습의 맥점이다. 상대가 1로 젖히면 2로 맞끊어서 9까지 좌변을 가볍게 선수로 처리한 후 10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백돌을 공격하려는 생각이다.
그게 싫어서 백홍석이 얼른 8, 10으로 귀를 지킨 건 당연하다. 한데 다음에 곧바로 12로 상변 흑진에 쳐들어간 건 약간 성급한 느낌이다. 보통 이런 형태에서는 처럼 처리하면 무난한데 평소 공격적인 기풍인 백홍석으로서는 가 상변 흑집을 저절로 굳혀주는 셈이어서 별로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상대가 이렇게 세게 나오면 안조영도 계속 참고만 있을 수는 없다. 13, 15를 선수해서 후방을 튼튼하게 한 다음 19로 모자 씌워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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