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8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작년 5월 대한승마협회 살생부가 작성돼 청와대에 전달됐고 이후 청와대와 문화체육부관광부, 시도체육회에서 살생부 인사들에게 사퇴 종용 압력이 이뤄졌다는 전언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가 되기에는 부족한 정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는 게 승마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고 최대민 목사의 사위로 98년 박 대통령의 정계입문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통했다.
안 의원은 "승마협회에 대한 살생부 작성에 이어 승마계 관계자들이 대대적으로 숙청되는 과정을 거쳐 정씨의 딸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 "살생부에 오른 전남ㆍ전북승마협회간부는 압박에 못 이겨 사퇴했고 유일하게 사퇴를 하지 않고 있는 강원승마협회장의 경우 승마 국가대표인 아들과 함께 독일 귀화를 고민 중"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체육단체장에 대한 발언을 한 것도 승마계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작업 및 정씨 딸의 대표선발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승마계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안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대한체육회 한 간부가 강원승마협회장에게 "대한체육회도 회장님을 살리려고 하는데 문체부에서 (자르지 않으면)지원비를 안 준다고 협박을 한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 간부는 "문체부에서 청와대 지시사항이라고 하니 우리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자꾸 괴롭힌다"이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또 박 대통령의 측근이 마사회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정씨의 딸이 마사회 소속만 사용할 수 있는 '201호 마방'에 말 3마리를 입소시킨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홍원 총리는 "국가대표 선수의 경우 승마협회 지원을 받아 마사회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다"고 반박했고, 조현재 문화체육부 차관 역시 "살생부라는 것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런 시나리오는 있을 수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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