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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학생 죽은 다음 날, 교사가 또 구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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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학생 죽은 다음 날, 교사가 또 구타했다"

입력
2014.04.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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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교사로부터 체벌을 받은 학생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사건이 발생한 전남 순천 금당고등학교에서 수년간 교사들의 상습적인 학생 구타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학교에선 학생 사망 사건 직후에도 여전히 교사들이 학생을 폭행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전남도교육청과 순천 금당고 등에 따르면 지난 3월12일 이 학교 1학년 A군이 수업 시작 전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B교사로부터 손등으로 뺨과 머리를 수 차례 맞았고, 무릎을 꿇은 채 교실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체벌을 받았다.

이날은 지각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벽에 머리를 찧는 체벌을 받은 이 학교 3학년 송모군이 22일 동안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사망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학생 사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폭행이 발생한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B교사는 지난해 8월에도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당시 2학년 C군의 머리를 수 차례 때려 기절시키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 '깡패 교사'로 악명이 높았다. 당시 C군은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 졌고, 몇 시간이 지난 뒤 깨어났다.

지난해 3월말에는 또다른 D교사가 2학년 E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밀폐된 창고로 끌고 가 대걸레 자루로 30여분간 온몸을 때렸다. E군은 병원에 실려가 약 10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폭력 수준의 가혹한 학생 체벌이 교사들에 의해 빈번하게 저질러졌음에도 학교측은 재발 방지 보다는 사건 숨기기에 급급해 결국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체벌 이후 사망한 송군의 유가족과 교육단체 등은 상습 구타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 등에 제출했다.

금당고를 졸업한 한 동문은 "수십 년간 한솥밥을 먹다 승진한 교장, 교감과 일선 교사 간의 온정주의, 쉬쉬하는 분위기 때문에 교사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쳐 체벌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가 터졌을 때 재발방지를 위해 엄격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송군의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참교육학부모회 전남지부장은 "학교에서 수년 동안 상습 폭행이 계속돼 왔는데도 학교 측은 미온적 대응과 사건 덮기에 급급했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체벌교사는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당고 관계자는 "제기된 사건들은 당시 학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피해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해당교사 등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폭행교사에 대한 징계가 적절했는지, 학교 측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는 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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