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마이클 잭슨의 탄생이라면 과장일까.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를 누비는 브루노 마스(28)의 모습에서 전성기 시절 마이클 잭슨의 아우라가 언뜻 스쳤다. 출중한 가창력, 화려한 쇼맨십, 다채로운 감정 표현 등 그가 왜 이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팝스타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1만여 국내 팬들의 환호성은 아이돌 그룹 공연을 제외하면 모처럼 들어보는 높은 데시벨이었다.
관객들을 20여분간 애타게 만들다 무대에 등장한 브루노 마스는 2012년 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언오소독스 주크박스'에 담긴 '문샤인'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요즘 라이브를 가장 잘하는 가수 50'에 뽑힌 이유를 알아채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부드러운 리듬 앤 블루스는 물론 활기찬 로큰롤, 흐느적거리는 레게, 진득한 솔, 경쾌한 팝 등 그는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무대를 장악했다. 1970년대 솔 가수의 무대를 연상시키는 브라스 밴드의 들썩거리는 연주와 춤이 객석을 흔드는 데 일조했다.
'빌리어네어' '매리 미' '나싱 온 유' 등 히트곡 퍼레이드에 공연은 여러 차례 하이라이트를 연출했다. 입석과 좌석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예매 2시간 만에 1만여 티켓을 매진시킨 관객들은 우렁찬 떼창과 함성으로 애정을 표했다. 여성 관객의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컸다. '저스트 더 웨이 유 아'로 본공연을 마친 그는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 앞으로 금세 돌아와 '록트 아웃 오브 헤븐'과 '고릴라'를 부른 뒤 90분간의 공연을 마쳤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인 브루노 마스는 프로듀서 겸 작곡 팀인 스미징턴스의 일원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B.o.B의 '나싱 온 유', 트래비 매코이의 '빌리어네어'에 작곡, 프로듀서는 물론 가수로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2010년 발표한 데뷔앨범 '두왑스 앤 훌리건스'와 두 번째 앨범으로 2개의 그래미상을 받았고 1,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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