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양 해역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370)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인 다국적 수색팀이 무인잠수정 투입에 앞서 사고기의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신호를 추가 탐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및 호주 당국이 잇따라 블랙박스 추정 신호를 탐지했지만 무인잠수정의 짧은 가동거리를 고려할 때 수색 범위를 좁히기 위한 신호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색 작업은 블랙박스 발신기 수명 시한인 한 달을 넘기면서 치열한 시간 싸움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7개국 수색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호주합동수색조정센터(JACC)의 앵거스 휴스턴 소장은 8일 "토드핑거로케이터(TPLㆍ신호탐지장비)로 블랙박스 신호를 추가로 확보한 뒤 무인잠수정 블루핀-21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오늘(8일)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수색팀은 이날 오전까지 신호 확보에 실패했다. 미국 해군이 제공한 블루핀-21은 수중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데 시간당 수평이동거리가 TPL(시속 5.6㎞)에도 못 미친다. 연이어 포착된 신호에 근거해 블랙박스 수색 범위를 7만7,580㎢까지 줄이긴 했지만 더욱 정교한 위치 파악이 필요한 실정이다. 수색팀은 잠수정의 수중음파탐지기에 블랙박스가 포착될 경우 잠수정에 카메라를 달아 재투입해 실물을 확인하는 2단계 작업을 상정하고 있다.
앞서 미군이 제공한 TPL을 장착한 호주 해군 오션실드호는 블랙박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신호를 6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포착했다고 밝혔다. 신호는 서로 다른 해역에서 각각 2시간20분, 13분 동안 감지됐고 신호 주파수 대역은 블랙박스에 달린 발신기 2개와 각기 일치했다. 4일과 5일 중국 순시선 하이쉰01호가 포착한 신호에 비해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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