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은 세계 유일의 1속 1종 희귀식물인 미선나무의 본고장입니다. 이를 널리 알리는 데 제가 기른 미선나무들이 기여했으면 합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서 산채ㆍ나무 농원을 운영하는 허봉환(64ㆍ원안 사진)씨는 7일 미선나무(6년생) 2만 그루를 괴산군에 기증했다. 기증한 분량은 그의 농원에 있는 전체 미선나무의 10%에 달하는데, 돈으로 따지면 1억원 어치가 넘는다.
그가 자식처럼 키운 나무를 선뜻 내놓은 것은 괴산이 미선나무의 본고장임을 홍보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괴산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 군락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전국 5군데의 천연기념물 중 3곳(장연면 송덕리와 추점리, 칠성면 율리지)이 괴산에 몰려 있다. 이를 토대로 괴산군은 전국 유일의 미선나무 축제를 열고 있고, 미선나무를 활용한 막걸리 등 음료ㆍ특산품을 개발 중이다. 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괴산읍 검승리 일대에 어린이동화숲, 생태공원을 갖춘 미선나무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허씨가 미선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은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로 근무하던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림청과학원과 함께 미선나무 자생지를 조사하던 그는 한국에서만 자라는 미선나무 꽃의 고운 자태에 반해 직접 재배에 나섰다. 흰색, 상아색, 분홍색 등 꽃 색깔 별로 대량 증식 및 개체 보존법까지 연구했다.
요즘 그는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다 낙향한 아들(30)과 함께 미선나무를 활용한 전통주 개발도 추진중이다.
3㏊의 농원에서 곰취, 어수리, 만삼, 가시없는엄나무 등 다양한 산나물ㆍ산약초도 재배하고 있는 허씨는 “휴양지 같은 곳에 미선나무를 심어 전국에서 괴산을 찾는 관광객이 미선의 아름다움을 흠뻑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허씨의 뜻에 따라 기증받은 미선나무를 현재 조성중인 성불산 휴양림 단지와 미선나무 테마파크 주변에 심기로 했다.
괴산=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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