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와 강원 삼척시에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동종 무인기보다 훨씬 강력한 비행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그 비결을 놓고 엔진 개조 가능성과 특수연료 사용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7일 "북한제 무인 항공기는 시속 100~120㎞로 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 속도나 기체구조를 고려할 때 총 비행 거리는 208㎞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삼척 무인기는 비무장지대(DMZ) 이남으로 130㎞를 비행한 만큼 북한으로의 귀환까지 감안하면 1회 최대 비행거리는 260㎞를 넘어설 수도 있다.
북한 무인기 성능이 예상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 우선 엔진개조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인기 엔진은 사용 연료에 따라 글로우(glowㆍ메틸알콜과 윤활유 혼합)엔진과 가솔린(휘발유) 엔진으로 나뉜다. 소형 무인기에는 글로우 엔진을 쓰는 게 일반적이지만, 점화플러그로 연료를 연소시키는 가솔린 엔진은 연비가 좋아 장거리 비행에 유리하다. 북한이 글로우 엔진을 가솔린 엔진으로 개조했을 경우 소형 무인기라도 체공시간이 획기적으로 증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군 당국은 파주와 삼척 무인기 탱크에서 글로우 성분이 검출된 점을 들어 그 이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첨가물을 사용해 기존 글로우 연료 대비 출력을 높였거나 삼척 무인기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종 미숙, 혹은 기체 이상으로 목표 지점보다 훨씬 이남으로 비행하는 도중 추락했다는 것이다.
북한 무인기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게 사실이라면 강원 내륙 지역이나 중부지역의 우리 군사 시설이 북한에 노출됐다는 걸 뜻한다. 군 관계자는 "삼척 무인기의 비행 한도가 실제로 260㎞를 넘어설 경우 평택ㆍ오산 미군기지 등 수도권의 주요 요충지가 정찰범위에 포함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 지역에 추락한 무인기 3대의 동체에 모두 숫자가 표기된 것으로 드러나 대량 생산 가능성도 높여 주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삼척과 파주, 백령도 무인기에 각각 35, 24, 6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밝힌 대로 무인기 동체가 금형 방식으로 제작됐다면 이들 숫자는 제품 출고 번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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