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중국인의 대일 혐오감이 극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우경화한 역사인식과 군국주의 성향에 대한 반발심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한중일 3국 국민을 대상으로 2, 3월 실시해 7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국에 대한 호불호를 묻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 67%가 일본이 싫다고 답했다. 호감을 표시한 응답은 4%에 그쳤다. 일본인도 34%가 한국이 싫다고 응답, 좋다는 응답(8%)의 4배에 달했다. 중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조사에서도 상대국이 싫다는 응답이 74%, 51%로, 호감을 느낀다는 답변(각각 11%, 4%)을 크게 웃돌았다.
한중일 3국의 인식 차이는 역사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중일전쟁, 식민지배 등과 관련, 한국인 97%, 중국인 98%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일본인 48%만이 마무리 되지 않았으며, 47%는 이미 지난 일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인 95%는 일본 정부가 피해자에게 정식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일본인 63%는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한국인 73%, 중국인 77%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답했지만, 일본인 64%는 전사자를 추모하는 곳이라고 응답, 뚜렷한 인식차를 보였다. 전후 일본이 평화국가의 길을 걸었느냐는 질문에 일본인 9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한국인 79%, 중국인 62%는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행사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현행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한국 85%, 중국 95%로 나타났다.
역사적 인식 차이에도 불구, 한국인 84%, 일본인 73%가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고, 중국인 85%, 일본인 90%는 중일관계 개선을 바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즈시마 아사호(水島朝穂) 와세다대 교수(헌법학)는 "한중일 국민들은 서로 타국의 군사력과 영토문제에 위협을 느끼며 싫은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높다"며 "반면 상호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의견도 높은 만큼 정치인들이 적절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