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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공식 은퇴 “노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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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공식 은퇴 “노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힘들었다”

입력
2014.04.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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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선수 생활을 오래할 줄 알았는데….”(전이경ㆍ38)

“내 얘기를 많이 들어주던 오빠다. 은퇴라니 믿기지 않는다.” (이상화ㆍ25)

“올림픽 메달이라는 그릇에 담기엔 너의 열정이 너무 크다.” (서장훈ㆍ40)

빙상계 스타들, 스포츠계 슈퍼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빙속 전설’ 이규혁(36)이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은퇴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빙판을 떠났다. 이 자리에는 ‘쇼트트랙 여왕’ 전이경, ‘빙속 여제’ 이상화, ‘국보급 센터’ 서장훈 등이 참석해 떠나는 이규혁의 마지막 발걸음을 축하했다.

은퇴식 내내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선보인 이규혁은“예전에는 올림픽 메달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일부”라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전까지는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정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훈련이 힘들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걸 버티면 우승이라는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참고 견뎠다”며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다행이다.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년간 6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통산 592차례 레이스를 펼쳤고 세계선수권에서 4번(2007ㆍ2008ㆍ2010ㆍ2011)이나 종합 우승을 했다. 오랜 숙원인 올림픽 메달은 없지만 모태범(25) 이상화 등을 키운 일등공신이다.

이규혁은 “어린 나이에 메달 후보로 꼽혀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컸다. 긴장감도 상당했다”며 “2018년 국내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후배들이 무조건 메달을 노리기 보다 즐기면서 레이스를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게 상당한 성원을 보내주신다. 안 돼도 또 하고, 실패해도 또 하는 그런 도전 과정에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나이 많은 선수에 대한 편입견은 아쉽다고 했다. 이규혁은 “나이 많은 선수가 운동하기 힘들다는 걸 작년에 느꼈다. 곱지 않는 시선이 있더라”며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규혁은 그러나 “내가 아는 스포츠는 정정당당한 것이다. 끝까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 했다”며 “실력이 있는데도 양보한다면 국제무대에서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했다.

정든 빙판을 떠난 이규혁은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평창 올림픽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이규혁은 “선수 생활을 막 마감하고 보니 아직 느낌이 살아있어서 이것을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면서 “이론적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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