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2014 프로야구 대포 전쟁이 ‘용병 vs 토종’의 자존심 싸움으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잠잠하던 한국산 거포들이 잇달아 손맛을 보고 있다. 여전히 2년 만에 재등장한 외국인 타자의 홈런왕 가능성이 높다고 평하지만, 외풍만큼 내풍도 거세다.
지난 3일 주중 3연전까지는 용병들의 기세가 높았다. 9개 구단이 치른 19경기에서 총 42홈런이 터졌고 이중 33.3%에 해당하는 14홈런을 외국인 타자들이 책임졌다. 조쉬 벨(28ㆍLG) 4홈런, 브렛 필(30ㆍKIA)이 3홈런을 때렸다. 루크 스캇(36ㆍSK), 호르헤 칸투(32ㆍ두산), 야마이코 나바로(27ㆍ삼성)는 나란히 2홈런, 에릭 테임즈(28ㆍNC)가 1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주말 경기에서 토종 거포들이 펄펄 날았다. NC 주장 이호준(38), 삼성 주장 최형우(31),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28ㆍ넥센)가 연거푸 담장을 넘겼다. 이 기간(4~6일) 홈런을 터뜨린 외국인 타자는 없었다. 토종 선수들이 18홈런을 합작하며 녹색 그라운드 열풍을 주도했다.
이호준은 5~6일 넥센 마운드를 상대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 만루홈런, 투런홈런을 연달아 토해내며 시즌 홈런 개수를 ‘3’으로 늘렸다. 최형우는 6일 쐐기 투런포로 이름값을 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고 하소연 하면서도 1일 대전 한화전 이후 4경기 만에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6일 창원 NC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 1-2로 뒤진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이재학(24ㆍNC)의 시속 125㎞짜리 체인지업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불리했지만 노림수가 좋았다. 8경기 만에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올 시즌 40홈런이 목표다.
이 밖에 나성범(25ㆍNC), 정현석(30ㆍ한화)이 3홈런으로 이 부문 깜짝 2위에 올라 있다. 양의지(27ㆍ두산), 정성훈(34ㆍLG), 이택근(34ㆍ넥센) 등은 2홈런이다. 기대를 모은 최정(27ㆍSK), 강정호(27ㆍ넥센) 등은 홈런이 없지만 서서히 방망이를 예열하고 있다. 과연 2005년 래리 서튼(35홈런ㆍ현대) 이후 9년 만에 외국인 타자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까. ‘용병 vs 토종’의 자존심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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