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3할. ‘비룡 군단’의 방망이가 뜨겁다. 5번 타자 적임자를 두고 고민이 많았지만 금세 해결했다. 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박정권(33)이 5번에 자리하면서 SK 타선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박정권은 타격 감이 좋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도중 충수염 수술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지난해 좋았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7일 현재 성적은 타율 3할5푼7리에 2홈런 9타점이다. ‘슬로우 스타터’는 옛말이다.
박정권은 전화 통화에서 “작년 후반기에 좋았던 느낌을 꾸준히 이어가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까지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하다 타율 2할1푼3리로 부진했지만 6월부터 제대로 감을 잡아 타율 2할9푼2리로 시즌을 마쳤던 좋은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박정권은 시즌을 6번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1일 잠실 LG전부터 5번 중심 타선에 들어갔다. SK는 좌우 ‘지그재그’ 타선을 구축하고자 5번에 이재원(26), 김상현(34)을 넣어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만수(56) SK 감독은 감이 좋은 박정권의 타순을 한 계단 올렸다.
이로써 SK 중심타선은 최정(27)-루크 스캇(36)-박정권으로 꾸려졌다. 톱타자 김강민(32)은 “우리 팀 중심타선은 밥상만 차려주면 알아서 먹는 강한 타자들이 모였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박정권 역시 “지금 중심타선은 극강이라고 본다”며 “(최)정이는 두 말할 필요 없는 타자이며, 스캇은 커리어가 화려하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박정권은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충수염 수술 이후 지난달 13일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예상보다 빠른 복귀가 독으로 작용하는 건 아닌지 여간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니 시범경기를 뛰고 시즌을 시작한 것이 득으로 작용했다. 박정권은 “충수염 수술을 만만하게 봤다. 처음에 뛸 때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결과적으로 잘 됐다. 초반부터 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6일 인천 한화전 승리로 6승2패를 기록, 2012년 6월25일 이후 1위로 올라섰다. 또 2012년 8월19일 인천 KIA전 이후 595일 만에 3연전을 싹쓸이 했다. 박정권은 “1위에 오른 지 정말 그렇게 오래 됐나”라며 반문한 뒤 “이제야 비로소 강했던 SK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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