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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남지 않을 만큼 몰입…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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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남지 않을 만큼 몰입… 만족합니다"

입력
2014.04.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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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급 연기자의 중도 하차, 갑작스런 작가 교체, 보조출연자 출연료 미지급 사태, 주연 배우의 타방송사 중복 출연. 출발부터 삐걱거리며 순탄치 않을 항해를 예감케 했던 KBS 수목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 3일 막을 내렸다.

시청자와 네티즌의 걱정을 샀던 '감격시대'에서 수확을 꼽으라면 김현중(28)의 재발견이다. 1월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150억원이 투입된 드라마라는데 기반은 닦였으니 제대로 된 연기만 보이면 될 것 같다"는 질문에 "150억원짜리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당차게 응수했던 김현중은 당시의 대답이 허세가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정교한 액션, 절제된 감정, 강렬한 눈빛. 김현중은 그간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카리스마를 '감격시대'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배우로 다시 섰다.

김현중을 서울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감격시대' 속 자신의 연기를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는 "24부의 마지막까지 눈물 한 방울 남지 않았을 만큼 다 짜냈으니 만족한다"면서 답변을 이어갔다. "'내가 어떻게 했지? 준비한 대로 한 건가?'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그만큼 몰입했다는 뜻이지요. 이제껏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몰입연기였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김현중은 KBS '꽃보다 남자'(2009)로 첫 정극 연기에 데뷔했고 MBC '장난스런 키스'(2010)에 도전하며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매번 그의 발목을 잡은 건 연기력 논란이었다.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지우는 외모로는 딱 맞는 역할이었지만 영혼 없이 내뱉던 대사는 보는 이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들었다. 김현중은 "당시는 소속사가 시키는 대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연기했다"고 말했다. "'꽃보다 남자'를 할 때 연기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는 어린 나이여서 경험하지 못한 감정이 많았었습니다. 가수를 하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 연기를 하려니 그럴 수밖에요."

김현중은 아이돌 그룹 SS501 출신이다. 이번에 같은 시간대에 경쟁했던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의 주연 박유천도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다. "가수 출신 배우는 인정을 못 받을 때가 많습니다. 전문성이 없고 트렌드에 끌려 연기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박유천이나 탑(그룹 빅뱅의 멤버)은 감성이 좋기 때문에 연기도 잘하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은 감독과 대화도 많이 하고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다릅니다. 후배들이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해요."

1930년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ㆍ중ㆍ일 주먹 세계를 그린 김현중에게 액션 연습은 필수였다. 김옥련(진세연)과 데쿠치가야(임수향) 사이에서 고민하는 감성 연기도 쉬운 게 아니었다. 시대를 대변하는 풍운아의 운명을 절제된 몸짓과 표정으로 그려야 했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눈에 띄는 대사는 없었다. 김현중도 "주인공인데 대사가 왜 이리 적을까" 했을 정도다. 이에 김정규 PD는 "(김현중이 연기한) 신정태는 말이 많으면 안 된다"며 김현중에게 신정태의 내면을 이해하도록 주문했다. "김 PD는 정태는 말을 아끼면서 시청자들이 궁금증을 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헛된 말은 하지 않고 행동과 눈빛으로 호흡하니 임팩트 있는 연기가 나오더군요."

김현중은 연기자로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고작 드라마 세 편에 출연했을 뿐이다. "이번에 선배들과 연기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끌어주셨죠. '이렇게 앙상블이 될 수 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다음에는 시대극이 아닌 현대극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기로 위안을 주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꿈입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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