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농협이 2013년도 종합업적평가 전국 최우수농협으로 선정됐다. 2001년 2002년 2008년에 이어 4번째다.
종합업적평가는 농협중앙회가 전국 1,159개나 되는 농축협을 20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 1위 농협을 최우수농협으로 선정하는 제도다. 안동농협은 지난달 열린 정기대의원회 기념식에서 상패와 상금에다 2,000만원 상당의 냉장차를 부상으로 받아 농민 지원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인구 17만의 지방 소도시에서 최우수농협으로 선정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농민은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예수금과 대출금이 각각 1조원, 5,000억원이 넘을 정도다. 1999년 9대 조합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안동농협을 이끌고 있는 권순협(57ㆍ사진) 조합장으로부터 최우수농협 선정 배경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전국 최우수농협 선정 의미는.
"전국 최우수농협은 농협중앙회가 전국의 모든 농협을 대상으로 각종 사업과 조합원 복지증진, 지역사회공헌, 사고발생 여부, 교육 등 농협운영 전반에 걸쳐 평가해 선정한다. 농협이 얼마나 본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그 만큼 엄정하게 진행된다. 농협 전체에서 가장 권위가 있다. 우리 농협이 4번째 전국최우수농협에 선정된 것은 그 만큼 농협임직원과 농민들이 열심히 했고, 그것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본다."
-안동농협이 높이 평가 받은 것은 어떤 부문인가.
"어느 한가지만 잘한다고 최우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굳이 특정 분야를 따진다면 괄목할만한 성장세가 크게 어필하지 않았나 싶다."
-어느 정도 성장했나.
"예수금은 1999년 제 9대 조합장으로 취임할 당시 2,53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조1,877억으로 5배 정도 늘었다. 경제사업도 562억 원에서 2,479억 원으로 커졌다."
-예수금 1조원 돌파는 지방 중소도시 농협으로서는 대단한 것 같은데.
"전국 농협 가운데 15번째다.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나 시ㆍ군단위 농협이 합병한 곳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1조원을 달성했다. 지방중소도시로서는 전국 처음이다."
-농협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사업도 활발하다.
"장례식장과 벼 건조저장시설(DSC), 농산물공판장, 영농지원센터, 농기계서비스센터, 주유소, 두부공장, 파머스마켓, 하나로마트 등 다양한 경제사업장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농협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사업 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다. 회원농협으로서는 전국 최고 규모다. 조합원들은 우리 농협이 지역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장례식장 운영 등에 대해 문어발식 사업확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장례식장이야말로 중소도시 농협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농촌 고령화에 착안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기치로 삶의 질을 높이는 조합을 구현한다는 취지였다. 당시만 해도 일반업자가 운영하는 장례식장은 농민들에게는 비싼 편이었고, 촌지와 폭리가 난무하고 있었다. 보다 못해 2001년 장례식장 운영에 나선 것이다. 바가지요금과 촌지문화를 없애는 등 올바른 장례문화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파머스마켓도 마찬가지다. 값 싸고 질 좋은 생필품을 공급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우리농산물을 지역민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민 조합원은 생산한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받고 도시 소비자는 질 좋은 상품을 살 수 있음은 물론 물가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및 외국기업의 대형마트들이 지역에 입점해도 우리 조합의 마트가 계속 성장한다는 것은 시민적 지지가 확고하다는 뜻이 아니겠나."
-수익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하는 것도 중요한데.
"조합원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야생조수 피해 설비 설치비용 70% 지원, 매년 유기질비료 1억5,000만 원, 결혼이민여성 정착자금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2,669명의 농촌 학생에게 13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영농자재지원, 농기계수리비지원, 경로당난방비 등 폭 넓고 세심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경영방침은.
"지금까지 성장을 위해 달려왔다. 지금부터는 '경(敬)사상'을 경영에 투영하고 싶다. 디지털시대가 아무리 발달한다 하더라도 정신문화의 고장인 안동에서 경사상을 지켜나가야 하며 더욱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문화다. 안동농협은 앞으로 모든 사업에 이 경의 개념을 도입해 지역 문화와 경제를 지키고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약력
9~12대 안동농협조합장
농협주유소 전국협의회장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
민주평통안동시협의회장
안동상공회의소 부회장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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