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할머니를 돕기 위해 인터넷 모금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6일 시립 중랑노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의 한 단층주택에 사는 김모(73) 할머니는 2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의 집에서 3차례나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우울증 때문에 지난해 미술과 음악 치료를 받는 등 자살예방 프로그램도 수강했지만, 생활고는 할머니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그가 세상을 등지려고 한 것은 할머니의 집이 서울시 소유 땅 위에 지어져 해마다 250만원 가량의 토지와 도로 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부 일을 하며 간신히 비용을 감당해 왔지만 건강이 나빠진 지난해 8월 일을 그만두고 나니 생계가 막막했다. 김 할머니는 40년 이상 연락이 끊긴 세 자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도 되지 못했다. 월 9만4,000원 정도 기초노령연금이 수입의 전부로 병원비와 전기료를 내고 나면 쌀을 사기에도 부족한 액수다.
김 할머니를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박수화(32)씨는 할머니를 돕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자발적 기부를 받는 인터넷 서비스인'다음 희망해'(http://hope.agora.media.daum.net) 사이트 게시판에 할머니의 사연을 올리고 모금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480만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로 이 정도면 토지와 도로 사용료, 생활비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다. 박씨는 "할머니는 나이가 많고 건강도 안 좋으셔서 공공근로도 할 수 없는 데다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도움을 받을 길이 별로 없다"며 "할머니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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