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둘러싼 자중지란에서 좀처럼 출구를 못 찾고 있다. 당내 강경 투쟁 요구에 떠밀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오히려 지도부 일각에서 '지방선거 전면 보이콧'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만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안철수 대표는 6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내일까지 (회동)가능 여부를 말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 드린다"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7일까지 청와대의 답이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안 될 때를 가정해서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당내 '지방선거 보이콧' 주장에 대해 "지도부에서 지방선거 보이콧을 고려하는 공식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 보이콧은 당의 전ㆍ현직 전략홍보본부장인 민병두 최재천 의원의 의견으로, 지난 주 두 대표에게 보고됐지만 사실상 거부당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선거 보이콧은 하수 전략"이라며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가 요구한 면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박 대통령으로부터 마땅한 답변을 듣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공천폐지 번복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사과했고, 무공천 재검토 여부는 야당 내부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지방선거 보이콧은 선거 자체를 아예 포기하자는 것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면서 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입법화 촉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금주 선거대책위를 출범시켜 선거준비 체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다. 기초선거 출마자들의 우려를 다독이기 위해 선거 홍보물과 슬로건 등을 중앙당과 공유하고 무소속 출마 이후에도 홍보물에 주요 당직자와 찍은 사진과 정당 경력을 게재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적전분열 양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연구회 주최 토론회에선 '무공천 유턴' 요구 등 지도부 비판 수위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측 '새로운 정치위원회' 간사였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무공천 방침에 대해 "선거를 망치는 전략"이라며 "안 대표가 지금이라도 무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의원은 "무공천이 (선거의) 블랙홀이 된 현실을 정리해야 한다"며 전(全)당원투표를 요구했다. 이에 한 핵심당직자는 "후보자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당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농후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