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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 무인기… 내 집같이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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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 무인기… 내 집같이 넘나들었다

입력
2014.04.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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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가로ㆍ세로가 각각 2m에도 미치지 않는 북한 군 소형 무인정찰기들이 떼지어 영공 방어망을 뚫고, 청와대를 포함한 서울지역은 물론이고 군부대와 원자력발전소 항만 등 중부권 이북 주요 시설물을 상공에서 근접 촬영했다는 게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6일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청옥산 줄기의 한 야산(고도 1,040m) 중턱 940m 지점에서 추락한 무인기 1대를 발견했으며, 이는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 기종"이라고 밝혔다. 발견 지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직선거리로 130여㎞ 떨어진 곳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약초 채취업을 하는 주민 이모(53)씨가 지난해 10월4일께 발견했는데, 신고는 북한 무인기 보도가 잇따른 지난 3일 이뤄졌다. 군과 정보당국은 이씨와 목격자 2명을 접촉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이날 오전 9시께 관련 요원들을 파견, 오전 11시40분께 무인기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무인기는 칡넝쿨과 눈에 묻혀 있었다.

국방부는 "추락 기체에서 카메라를 장착했던 구멍은 확인했지만, 카메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고자 이씨는 발견 당일 일본제 캐논 카메라를 주웠으나 폐기했고, 카메라에 내장된 저장용 메모리칩은 원래 영상을 지우고 개인적으로 재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삭제 이전 메모리칩에는 삼척 해안가(광동호) 모습이 촬영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정보당국은 이씨에게서 메모리칩을 회수, 삭제된 영상의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과 전문가들은 삼척에서도 북한군 무인기가 발견된 걸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이 무인기 활동 반경이 200~300㎞에 달하지만, 낮은 성능의 자이로스코프(자세제어기)와 엔진 등을 채택해 대당 제작단가는 1,000만~2,000만원에 불과해 북한 군이 대량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삼척 무인기가 지난해 10월에 발견된 만큼 북한이 예상보다 오래 전부터 수십 혹은 수 백대의 무인기를 이용, 우리 중부권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서도 삼척 무인기의 목적을 경북 울진의 원자력 발전소와 강원도 해안지역 우리 군부대 시설에 대한 정찰 비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군은 뒤늦게 경계 강화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주까지 유보적이던 국방부는 김관진 국방장관 주관으로 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갖기로 했다. 또 소형 무인기의 추가 침투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군 차원의 동시 수색정찰도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삼척 무인기도 우리 군이 침투 당시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우리 군의 허술한 대공 방어능력에 대한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한편 북한은 5일 무인기 관련,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 전략군 대변인은 이날 자신들과의 관련성은 밝히지 않은 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한 정부의 체면이 더 구겨졌다"고 주장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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