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 가구당 가계부채가 1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근로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자영업자들은 소득 감소에 시달리면서 이자가 높은 신용대출, 비은행권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자칫 가계부채 대란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자영업자 가계부채의 특징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금융대출가구 기준)의 평균 가계부채는 1억16만원으로 전년(9,427만원)에 비해 589만원(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의 가계부채는 407만원(8.5%) 늘어난 5,169만원을 기록했다. 임금근로자는 주로 교육비(26.4%), 부동산 구입(20.9%) 등 투자용도의 대출이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는 사업자금(23.6%), 생활비 마련(31.1%) 등 생계형 대출 비중이 높았다.
자영업자의 이자비용도 임금근로자 보다 두 배 가량 비쌌다. 자영업자는 이 기간 이자비용이 평균 1.7% 증가한 526만원을 부담한 반면 임금근로자의 245만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영업자 가구의 경우 소득이 줄어 부채 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임금근로자 가구 소득은 4,707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2%증가했지만 자영업자 소득은 2012년 4,425만원에서 지난해 4,397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형편이 나빠지면서 자영업자는 점점 더 이자가 높은 대출에 매달리고 있다. 이자 높은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자영업자는 가구당 전년보다 26.4% 증가한 1,678만원을 기록했다. 임금근로자는 8.2% 증가한 889만원에 그쳤다. 은행문턱도 갈수록 높아져 자영업자의 경우 총 부채 중 비은행권 비중이 26.9%에 달한 반면 임금근로자 가구는 23.4%에 머물렀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의 부채부담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성실상환을 조건으로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는 등 적극적인 부담 완화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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