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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정치예능이 만든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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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정치예능이 만든 법률

입력
2014.04.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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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예능프로그램이 오락과 재미만 추구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은 프로그램에서 제안된 법안 아이디어가 실제 입법 활동까지 연결되는 성과도 내고 있다. 예능프로그램도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케이블 패널인 tvN의 시사 프로그램인 '쿨까당'에서 제기한 '소방 히어로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을 발의한 주인공은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 진선미 의원. 진 의원은 1월10일 쿨까당에 출연해 소방관 수당과 연금문제, 소방병원의 필요성 등 다양한 소방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눈 뒤,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 발의를 약속했다.

당시 프로그램에서는 "소방 공무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소속이다 보니,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개선을 건의해도 경찰 등 일반 국가공무원들에 비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노동조합의 전 단계인 '직장협의회'를 구성,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대책이 나왔다. 또 119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 하다 신호 위반 등 교통 법규를 위반할 경우 개인적으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징계를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도 거론돼 개선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진 의원은 이후 3월25일 소방공무원 직장협의회 설립, 긴급출동 소방관의 법규 위반 처벌 면제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무원직장협의회설립운영에관한법률개정안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교특법은 상임위를 통과, 법사위에서 타 법안과의 상충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중이며 공직법은 관련 상임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에서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2012년11월 방영된 같은 프로그램의 '인터넷게임 교과목 편입법'편도 실제 입법으로 이어졌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당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그 다음 달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게임을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함으로써 인터넷이나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내용의 이 법안 역시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지난해 4월 '내 법을 국회로'라는 주제로 '법안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민 누구나 참여해 법안을 제출하고 현역 국회의원의 심사를 거쳐 실제로 법안을 제의한다는 취지였다. 실제 입법 활동이 진행되진 않았지만 최저 시급 1만원법, 전단지 전면금지법, 정치 19금 폐지법, 교사 임금 사정관제법 등 진정성 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했다.

방송사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직장 내 성희롱, 부동산 경제, 악덕 사기꾼 몰아내기 법안 등 시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주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제작진은 단순한 '토크쇼' 수준에서 벗어나 시사프로그램의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tvN 관계자는 "주 시청자 층인 30, 40대 전문직과 주부들의 반응을 살펴 프로그램 자체 리뉴얼(renewal)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며 "이들의 관심사나 기호 등을 반영한 주제를 선정, 실생활에 도움도 되고 흥미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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