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6년 전 광우병 보도를 한 ‘PD수첩’ 제작진 4명을 또 다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을 방송했던 제작진 4명(조능희, 송일준, 이춘근, 김보슬 PD)에게 7일 열리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사측은 이미 2011년 9월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조능희 김보슬 PD에게 정직 3개월, 송일준 이춘근 PD에게 감봉 6개월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들은 MBC를 상대로 징계무효청구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 이어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우너 소와 관련된 부분 등 방송 내용 일부가 허위라서 징계 사유가 있지만, 감봉이나 정직 등 중징계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결했다.
MBC 측은 “1심 판결은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이었고, 2심은 징계가 부당하지 않지만 지나치다는 판결이어서 이에 대한 조치를 위한 것”이라며 “1심 판결 이후 제작진 4명의 징계 처분 기록은 삭제됐기 때문에 다시 징계 문제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인사위에 회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위는 안광한 신임 MBC사장이 부임한 이후 열리는 첫 인사위다.
이에 제작진과 MBC PD협회는 ‘이중 처벌이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MBC PD협회는 4일 성명서를 내고 “정직처분 취소를 명한 사법부 판시는 MBC 경영진이 직권을 남용해서 무리한 징계를 감행했으니 실질적인 명예회복 조치를 하라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회사가 더 낮은 징계는 괜찮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협회는 “사법부도 판결문을 통해 ‘정부의 졸속 외교정책을 비판하고 건강 주권을 일깨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고 인정했다”며 인사위 통보 철회를 요구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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