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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모든 재산 팔아 벌금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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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모든 재산 팔아 벌금 내겠다"

입력
2014.04.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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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4일 "현금화할 수 있는 재산을 모두 팔아서라도 벌금 미납을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분을 산 일당 5억원짜리 '황제 노역'을 중단시키고 벌금 강제 집행에 나선 지 열흘 만이다.

허 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벌금 납부 계획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어제(3일) 대주그룹 계열사에 대한 개인 대여금 채권이 회수돼 49억5,000만원을 납부했다"며 "안식구(사실혼 관계 부인)도 담양 다이너스티 골프장의 즉시 매각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각 전에라도 가족의 지분 전부를 담보로 15억원을 마련하고 매각되면 대금 75억원 정도를 모두 내겠다"면서 "가족 모두가 합심해 나머지 벌금도 이른 시일 안에 납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 전 회장은 "어리석은 저로 인해 광주시민과 전 국민에게 여러 날에 걸쳐 심려를 끼친 데 대해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그룹을 움직이다가 잘못되어 재산 전부인 주식과 부동산 1,000억원 이상을 회사에 투입하다 보니 공매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양도소득세와 벌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 선고 받은 벌금은 254억원이며, 영장실질심사 당시 1일 구금과 5일간의 노역으로 30억원을 탕감 받고 3일 49억여원을 납부해 175억여원이 남아 있다.

광주지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은 금액에 대해 허 전 회장이 제출한 납부계획서에 따라 본인과 가족들의 국내외 재산을 매각하거나 차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대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벌금이 완납될 때까지 재산 추적을 계속하고 차명주식 보유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전 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한 뒤 차에 올라 검찰청사를 빠져 나가려다 경기 용인시 공세지구 대주피오레 아파트 분양 피해자들에게 막혀 1시간 50분 가량 차에 갇혀 있었다. 허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누군가 자신을)함정에 빠뜨린 것 같다"는 등의 말을 해 이날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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