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탓 무국적자 전락 5세 아이 학생비자 받고 합법적 외국인 된다

부모의 이혼, 입양과 파양을 거쳐 '무국적자'로 전락한 서모(5)군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서군을 보육 중인 부산 강서구 소양무지개동산 측은 4일 "법무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F1(학생)비자 신청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F1비자 발급과 동시에 법무부로부터 외국인등록증을 받게 되면, 서군은 합법적인 외국인이 된다. 이에 따라 보육원 입소가 공식 인정되며,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하고, 공립유치원도 갈 수 있게 된다. 해마다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하는 임시 방편이지만, 미등록 이주아동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기 전까진 불가피한 선택이다.

소양무지개동산 관계자와 서군의 권리 회복을 위해 노력한 김광모 해운대구의회(정의당) 의원은 8일 서군을 데리고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을 예정이다. 김 의원은 "그 동안 행정기관들이 서군의 사정을 알면서도 해결할 방법을 찾는데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미등록 이주아동의 권리를 확보하는 건 우리 사회의 책무"라고 말했다.

서군에게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의 한 의사는 매달 일정액을 서군에게 지정 후원하겠다는 의사를 소양무지개동산 측에 밝혔으며 한 유명 법무법인도 "필요한 법률적 도움을 주겠다"고 자청했다. 이밖에 사회복지사 교사 주부 등이 서군의 기구한 운명을 보도한 한국일보로 문의 메일을 보내고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