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남 여수 인근 공해상에서 북한 선원 16명이 탄 화물선이 침몰해 3명이 구조되고 2명이 사망, 11명이 실종됐다.
여수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5분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남단 기점 남동쪽 63km(34마일)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몽골 선적 4,300톤급 화물선 '그랜드 포춘1호'가 침몰했다. 앞서 여수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수협 어업정보통신국은 오전 1시 19분쯤 사고 선박으로부터 조난 신호를 받아 이 부근을 항해하던 상선에 확인을 요청하고 바로 여수해경 상황실로 신고했다.
사고 해역에 출동한 해경은 바다에 표류 중이던 사고 선박 기관장과 부기관장, 전기관리 선원 등 3명을 구조하고 시신 2구를 인양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제주 한라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해경은 조난 신호가 발생한 해역에서 구명벌, 구명환, 구명조끼 등 유류품 일부를 발견했으나, 사고 선박은 찾지 못했다.
생존 선원들은 해경 조사에서 "갑자기 선체가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 밖으로 나와 보니 물이 차올라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해상에는 초속 15~18m의 북서풍이 불고 파고가 3~3.5m로 높아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이 선박은 지난 1일 오후 6시 20분쯤 북한 청진항에서 철강과 구리분말 등 6,500톤 가량의 화물과 중유 50톤을 싣고 중국 양저우(揚州)항으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 지점은 우리측 가장 가까운 영해에서 28km 떨어진 공해상으로 북한 선박이 자주 이용하는 항로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여수·제주·통영·부산해경은 중·대형 경비정 13척과 항공기 6대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사고 해역에 강한 바람이 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조난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최대 35마일까지 수색 범위를 넓히는 한편, 실종자들이 조류를 타고 일본 해상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본 해상보안청에도 수색을 요청했다.
해양경찰청은 김석균 청장을 본부장으로 중앙구조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경위 조사 등에 착수했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선박 인양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신과 생존자는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연락,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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