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테니스가 인도와의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첫째 날 단식 2경기에서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이형택(38) 감독 대행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4일 부산 스포원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14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그룹 2회전(4단1복식)에서 1단식주자 정현(18ㆍ377위)이 상대 에이스 솜데브 데바르만(29ㆍ88위)에게 0-3(6-7 6-7 4-6)으로 졌지만, 임용규(23ㆍ300위)가 2단식에서 사남 싱(26ㆍ371위)을 3-0(7-6 6-4 6-4)으로 완파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010 부산오픈 챌린지 챔피언 임용규의 노련미가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임용규는 1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내주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상대의 세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곧바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임용규는 결국 6-6 타이브레이크에서 7-5로 마무리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부담감을 떨친 임용규는 2,3세트에서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코트 좌우를 휘저었다. 고비마다 백핸드 다운드 라인이 꽂혔고, 허를 찌르는 역크로스와 패싱 샷, 발리도 적절하게 터져 나왔다.
2013 윔블던 주니어 단식 준우승자 정현은 1단식에서 아쉽게 물러났지만, 의미 있는 패배였다. 정현은 이번 대회 랭킹이 가장 높은 데바르만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로 맞섰다. 1,2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로 승부를 끌고 간 것이 그 증거다. 2세트에선 게임스코어 4-1까지 앞서기도 했다. 경험부족으로 막판에 덜미를 잡혔지만 차세대 한국테니스 선두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5일엔 복식 경기가 열리고, 마지막 날에는 단식 2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형택 감독대행은 “이번 대회 승패는 복식조에 달려있다”며 “임용규의 컨디션을 지켜보고 복식에도 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인도를 물리치면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한국은 2008년 16강이 겨루는 월드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이형택의 은퇴 이후 지역예선전으로 밀려났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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