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와 창원 LG가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나란히 1승씩을 주고 받았다. 전문가들이 박빙 승부를 예상한만큼 1, 2차전 모두 막판까지 팽팽히 맞섰다. 양 팀의 3차전은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모비스, 양동근 체력 안배 관건
모비스 전력의 핵심은 양동근(33)이다. 그의 손에서 공격과 수비가 시작된다. 문제는 양동근의 뒤를 받쳐 줄 백업 요원이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매 경기 양동근이 풀타임 가깝게 뛸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에 양동근의 전담 수비로 양우섭(29)을 붙였다. 양동근은 양우섭의 ‘그림자 수비’에 4점 1어시스트로 막혔다. 또 이틀 연속 많은 시간을 뛰다 보니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모비스로서는 양동근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대성(24)이 필요하다. 이대성은 지난 2월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정규리그 경기 도중 왼 발목을 다쳤다. 그는 챔프전을 이틀 앞두고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대성은 1차전에 1분13초, 2차전에 7분6초를 뛰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탓에 몸 놀림이 무거웠다. 그러나 유재학(53) 모비스 감독은 “코트 맛 좀 보라고 투입했다”며 “실책을 좀 저질렀지만 시리즈를 길게 봤을 때 (이)대성이가 코트 맛을 보고, 안 보고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LG, 김종규의 함지훈 수비
국가대표 루키 센터 김종규(23)가 챔프전 들어 ‘조용’하다. 공격보다 수비에 허점을 드러냈다. 매치업을 이루는 모비스 함지훈(30)에게 뻥뻥 뚫렸다. 함지훈은 힘으로 김종규를 밀고 들어가 두 경기 모두 18점씩을 넣었다. 키는 207㎝의 김종규가 198㎝의 함지훈보다 크지만 높이의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김진(53) LG 감독은 2차전 승부처 4쿼터에 변화를 줬다. 김종규 대신 데이본 제퍼슨(28)으로 하여금 함지훈을 막도록 했다. 함지훈은 제퍼슨이 가로막자 힘을 앞세운 포스트업을 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빠졌다. 골 밑이 아닌 외곽으로 나온 함지훈의 위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함지훈의 수비를 제퍼슨에게 맡길 수만은 없다. 유 감독의 모비스는 또 다른 수를 갖고 3차전에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종규를 앞세운 정공법으로 나서야 한다. 김 감독은 “(김)종규에게 1,2차전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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