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교육청 관내 학교들이 담합의혹이 일고 있는 업체와 학교급식을 수의 계약, 물의를 빚고 있다.
울진교육청에 따르면 울진지역 32개 초중고 중 10개교는 지난달 24∼28일 4월치 학교 급식용 부식류 구매 입찰에 나섰으나 2차례 모두 자동유찰됐다. 복수응찰이 원칙인데도 불구하고 2개교에는 각 1개 업체만 응찰했고, 나머지 8개교의 경우 입찰에 참가한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매월 학교급식 부식류를 입찰로 구매할 때마다 2∼4개 업체가 응찰했지만, 이번처럼 전체 학교가 한꺼번에 유찰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응찰 업체가 없었던 8개교는 입찰에 참가한 적이 없던 울진의 A유통회사와 지난달 말 수의계약으로 부식류 구매를 결정했다. 대부분 학교가 입찰 예정가의 95% 수준으로 부식류 구매 금액을 확정, 특혜의혹마저 일고 있다. 지금까지 구매 금액은 입찰예정가의 92, 93% 수준으로 결정됐고, 이들 8개 학교의 부식류 구매 예산은 월 2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또 부식류 중 냉동고등어와 삶은 고사리, 다시 멸치 등 1차 가공품 대부분에 대해서는 A사와 총판계약을 맺은 식품유통전문회사의 제품을 납품토록 발주서에 명시, 의혹을 더하고 있다. 결국 A사를 거치지 않을 경우 학교 급식용 부식류를 납품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해당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A사가 울진군과 경북도로부터 친환경농산물 공급 지정 업체여서, 급식류 중 친환경농산물을 원활하게 지원받기 위해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A사는 울진지역 6개 부식류 공급업체 중 5개사에 배송을 맡기고, 이들 업체들은 입찰에 참가하지 않는 등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A사가 이들 5개 업체와 부식류 안전 배송에 관한 합의를 했다고 밝혀 이를 믿고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5개 업체가 해당 학교의 부식류 배송을 담당하고 있어, 학교 측이 입찰담합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묵인한 의혹도 일고 있다. 배송업체 관계자는 "A사가 친환경 농산물을 별도로 학교에 공급할 경우 부식류 입찰단가가 낮아져 실익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럴바에야 A사가 학교 측에 전량 납품하고, 우리는 배송료만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A사 관계자는 "올 1월23일 학교급식지원센터로 지정된 뒤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받았으나 번복되는 등 혼선이 있었다"며 "앞으로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울진교육청은 담합의혹을 조사한 후 시정조치키로 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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